가난하고 고통받는 사람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온 전주인권영화제(공동조직위원장 김승환·고홍석·박민자)가 올해 ‘폭력의 시대에 희망 찾기’로 관객들을 맞는다. 6일부터 8일까지 전북대 합동강당 103호.
영상을 통해 다양한 국가폭력과 인권침해 사례들을 고발해온 인권영화제는 영화 상영 장소를 한두 시간 전에 바꿔야 했거나 관련자들이 구속·수배되는 등 그 자체가 한국 사회의 인권 현실을 적나라하게 드러낸 첨예한 인권적 이슈였다.
올해는 2002년과 2003년 국내에서 상영된 인권 영화들 가운데 수작들을 선정해 상영한다. 개막식(6일 오후 7시)에서 선보일 슬라이드 ‘폭력의 시대… 우리들의 희망’은 올 한 해 전북에서 인권을 부르짖은 일련의 정치적 투쟁들을 담았다.
개막작품은 ‘거북이 시스터즈’(장애여성공감 여성영상집단 움 제작). 1급 장애로 집에서 갇혀 지냈지만, 세상으로 뛰어든 후 장애여성인권운동가로 변신한 세 여성 박영희(42)·박영란(36)·박순천(30)의 독립에 관한 다큐멘터리다.
영화제 조직위는 “‘발전’의 기치를 내건 무분별한 개발과 테크놀로지에 대한 신봉은 지역 공동체를 파괴하고 지역 주민들의 인권을 유린하고 있다”고 말한다. “발전을 위한 발전은 인간의 존엄성과 생명 복지를 중심 가치로 삼는 새롭고 올바른 발전 개념으로 바로 세워져야 한다”고 주장하며 지역의 현안인 새만금 사업과 부안 핵폐기장 문제를 그 폭력의 연장선에서 바라본다. 부안 핵폐기장 반대투쟁의 기록을 엮은 다큐 ‘광장을 지키는 사람들’(참소리 제작)을 폐막작품으로 선정한 것도 그 이유다.
모두 23편의 영화를 소개할 이번 영화제는 두 차례의 의미있는 관객과의 대화가 마련됐다.
7일 오후 8시 25분 기지촌 여성의 삶을 그린 기록영화 ‘나와 부엉이’(박경태 제작)의 상영 뒤 기지촌여성지원센터 ‘두레방’ 활동가와 마련된 대화시간과 8일 오후 5시 15분 ‘총을 들지 않는 사람들’(김환태 제작)의 상영 뒤 감독·양심적 병역거부자와 함께 하는 대화 시간이다.
행사기간 내내 반전·반핵·평화 사진전도 개최된다. 모든 영화는 무료다.
문의 063)231-9331 http://chrff.icomn.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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