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명의 감독이 만든 영화 '여섯개의 시선'. 각자의 시선으로 감독들이 바라본 곳은 다르지만, 세상의 틀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인권에 주목하고 있는 점에서 '여섯개의 시선'은 닮아있다.
뚱뚱하고 못생긴 여상 학생의 이야기, 임순례 감독의 첫번째 시선 '그녀의 무게'. 영화 끝에 나오는 행인의 한마디 "저 뚱뚱한 아줌마가 감독이라구?”. 20분의 영화보다 임감독의 주제가 더 선명하게 다가온다.
두번째 시선은 정재은 감독의 '그 남자의 사정'. 성범죄자로 인터넷 상에 공개된 그 남자와 남자에게 관심을 보이는 유일한 사람인 이웃집 오줌싸개 꼬마아이. 시공간이 모호한 신도시 아파트를 배경으로 독특한 구성이 여러 메시지를 복합적으로 전달한다.
L과 R의 차이. 영어 발음을 제대로 내기위해 여섯 살 종우는 엄마 손에 이끌려 설소대 수술을 받는다. 롱테이크로 화면을 가득 채운 리얼한 수술장면은 아동의 인권침해를 다루었다. 세번째 시선 '신비한 영어나라'의 박진표 감독.
네번째 시선은 박광수 감독의 '얼굴값'. 장례식장 매표소의 아름다운 여직원과 그의 직업이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남자 이야기다. 마지막 반전에 작품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을 듯.
박찬욱 감독의 '믿거나 말거나, 찬드라의 경우'는 다섯번째 시선. 한국인들의 무관심으로 6년 4개월동안 정신병원에 갇히게 된 네팔 여성 노동자 찬드라의 이야기.
여균동 감독을 통해 본 마지막 시선은 '대륙횡단'. 뇌성마비 1급 장애인 김문주씨의 일상적인 사건들이다. 세상의 편견과 잘못된 구조에 대한 장애인의 치열한 도전이 그려진다.
2003년 전주 국제영화제 개막작. 여섯명의 진취적인 감독을 만날 수 있어 좋고, 인기배우 변정수·지진희가 출연해 더욱 좋다. 전주 프리머스 상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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