곧음은 싹틀 때부터 그 조짐을 내보였고 높이 자라는 것도 털 끝 같던 씨앗 때부터 비롯되었었다.
直從萌芽拔하고 高自毫末始라
직종맹아발 고자호말시
당나라 때의 시인 백거이(白居易)의〈운거사고동(雲居寺孤桐:운거사에 서있는 한 그루 오동나무)〉시의 한 구절이다.
오동나무는 흔히 천년의 음악을 간직하고 있는 나무라고 한다.
나무의 성질이 가벼우면서도 무르지 않고 또 울림이 좋아서 가야금 거문고 등 울림통이 있는 악기는 대부분 오동나무로 만들기 때문이다.
그런가 하면 예전엔 딸을 나면 오동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딸이 자라서 시집가게 됐을 때 장롱을 짜주기 위해서라고 한다.
이처럼 오동나무는 악기나 가구의 재료로서 크게 환영을 받는 귀한 나무이다.
그런데 이처럼 쓸모가 많은 귀한 나무라고 하더라도 그것이 제대로 쓰이기 위해서는 자랄 때 잘 자라야 한다.
사람도 마찬가지이다.
아무리 집안이 좋고 주위에 도와줄 사람이 많다고 해도 자신이 잘 자라지 못하고서는 제 역할을 할 수 없다.
부모가 천년 만년 함께 살며 도와 줄 수도 없고 대신 살아 줄 수도 없다.
자신이 잘 자라야한다.
그런데 요즈음 일부 돈을 많이 가진 이상한 계층의 사람들을 보면 정작 제대로 키워야할 자식은 제대로 키우지 못하고 마치 부모가 자식의 삶을 끝까지 대신해서 살아줄 듯이 설치는 꼴을 보이고 있다.
가긍한 일이다.
귀한 자식일수록 어릴 적부터 제대로 가르치려고 해야 할 것이다.
떡잎 적부터 잘 키워야 하늘 높이 치솟는 제대로 된 재목으로 성장시킬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할 것이다.
直:곧을 직 從:...로부터 종 萌:싹틀 맹 芽:싹 아 拔:뽑을 발 毫:털 호 末:끝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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