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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문속 지혜] 사람에 따라 때에 따라

 

사람은 각기 좋아하는 바가 다르고 사물은 항상 그 모습으로 있지 않다.

 

人各有所好하고 物固無常宜라.

 

인각유소호 물고무상의

 

당나라 때의 시인 백거이(白居易)가 쓴 〈학(鶴)〉이라는 시의 1, 2구이다.

 

지금은 많이 달라졌지만 한 때 일기예보를 통해 '곳에 따라 때때로 비'라는 말을 자주 듣던 시절이 있었다.

 

지역에 따라 비가 오는 곳도 있고 안 오는 곳도 있겠으며 또 때에 따라 비가 올 때도 있고 안 올 때도 있다는 뜻으로 쓰인 말이지만 따지고 보면 무척 무책임한 말이다.

 

어느 지역에 언제쯤 비가 올는지 전혀 알 수 없는 표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곳에 따라 때때로'라는 말 자체가 틀린 것은 아니다.

 

그 말이 쓰일 곳은 따로 있다.

 

세상의 물건이나 일이야말로 보는 사람에 따라서 그리고 보는 때에 따라 다 다르게 보일 수 있다.

 

파초 잎에 빗방울이 떨어지는 현상은 어제나 오늘이나 다를 바가 없지만 갑이 듣는 빗방울 소리가 다르고 을이 듣는 빗방울 소리가 다르며 어제 들을 때와 오늘 들을 때가 또 다르게 들린다.

 

어제는 노래로 들리던 것이 오늘은 소음으로 들릴 수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어느 한 때 자신이 가졌던 감각과 관점을 남에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사람마다 좋아하는 바가 다르고 물건이라고 해서 항상 한 가지 모습으로 내게 다가오는 것이 아닌데 어떻게 남더러 나의 감각과 관점에 맞춰 살라고 할 수 있겠는가?

 

가장 가까운 사이인 아내 혹은 남편에 대해서부터 내 관점에 맞춰 살기를 강요하지 않아야 할 것이다.

 

各:각기 각 所:바 소 好:좋아할 호 固:진실로 고 常:항상 상 宜:마땅할 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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