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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남원 실상사 도법스님

 

바람이 불었다. 눈발 없는 탓일까. 겨울 바람은 힘을 잃었다. 대신 실상사 뒷편 소나무 숲, 하늘 향해 곧게 뻗은 청청한 나무들은 한결 힘을 얻었다.

 

씩씩한 소나무들을 지나온 도법스님이 말했다.

 

"생명은 소중한 것이예요. 존재의 근원이지요. 그러나 지금 지구촌 생명은 전체가 위기이고, 그것은 곧 평화도 위기임을 뜻합니다. 우리 모두가 힘의 논리, 공격의 논리, 싸움의 논리로 세상을 살아왔기 때문이예요. 그러니 이제 그러한 논리의 부당함을 깨닫고 생명에 눈떠야 합니다."

 

스님은 그것은 곧 존재의 실상에 눈뜨는 일과 같다고 말했다.

 

존재의 실상에 눈뜨는 일이란 '죽어가는 사람에게 음식을 먹이면 살아나고, 목마른 사람에게 물을 주면 갈증이 사라지는 것, 너를 딛고 내가 사는 것이 아니라 너를 인정함으로써 나도 함께 사는 것'.

 

우리의식을 지배하고 있는 '힘의 논리, 싸움의 논리'를 버려야만 비로소 얻을 수 있는 실체다.

 

그러나 이 시대 우리 민족이 처한 현실은 엄정하다. 생명과 평화가 숨쉬어야 할 자리에 갈등과 대립이 깊게 뿌리내린 우리의 삶은 고단하고 불행하다.

 

'해답'이 없을까.

 

"그동안 살아왔던 삶의 방식에 대한 반성적 성찰이 필요해요. 길은 그것 뿐이지요. 성찰해야만 깨달을 수 있고, 그래야만 길을 찾습니다."

 

새해 아침, '생명에 눈뜨는 길'이 놓였다. 스님 말씀 처럼 나만 사는 길, 인간만 살 수있는 길이 존재하지 않는다면 '생명'과 '존재의 실상'에 이르는 길은 가깝거나 멀거나 꼭 가야할 길이다. 더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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