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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종이조형작가들 '東을 향하여'

23일부터 소리전당에서 열릴 이아프마 회원 작품들. ([email protected])

동(東)은 밝음이 태어나는 곳이다. 모든 것들의 시작을 의미하고 동시에 다다름을 뜻한다. 완성을 위한 생성과 소멸이 있는 곳. 세계의 종이조형작가들이 동을 향하여 페이퍼 로드(Paper Road)를 만든다. 종이 안에 숨겨진 비밀스런 물성을 찾아가는 여정이다.

 

좁은 개념에서의 ‘종이’에서 벗어나 종이에 대한 독창적인 접근방식과 해석이 한지작업에 익숙해진 전주 관람객들의 눈을 뜨게 한다. 작가들에게는 자기 재료 개발의 필요성을, 관람객들에게는 종이의 폭넓은 예술적 가능성을 전해준다. 페이퍼 로드를 따라 세계가 전주를 주목하는 새로운 종이세계가 펼쳐진다.

 

23일부터 한국소리문화의전당 전시장에서 열리는 본전시와 특별전시가 ‘제16회 2004 국제종이조형협회총회(IAPMA·조직위원장 진동규) 전주총회’를 알려온다. IAPMA는 종이로 입체와 평면작업을 하는 현대미술가들과 종이제작자·종이공예가·제지업계 관계자·큐레이터·미술사가·서지연구자들의 모임이다.

 

공식일정은 5월 3일부터 8일까지 진행되지만, 한지의 맥이 살아있는 전주에서 세계 종이조형작가들의 작품세계를 오랫동안 펼쳐내기 위해 조직위원회가 앞서 기획한 자리다.

 

본전시 ‘페이퍼로드 - 東을 향하여’는 이아프마의 회원전이다. 주제는 ‘오행오색(五行五色)’. 생성과 변화의 기본원리인 ‘오행’과 황·청·백·적·흑의 ‘오색’이 만나 자연적 근원과 근원적 자연을 탐구한다. 우주의 중심과 근본 ‘토(土)’, 창조와 생명의 ‘목(木)’, 진실과 삶의 ‘금(金)’, 정열과 애정의 ‘화(火)’, 인간의 지혜를 뜻하는 ‘수(水)’ 등 79명(1백9점)의 작가들은 다섯가지 섹션별 소주제를 자유롭게 선택했다.

 

서쪽에서 동쪽으로, 유럽에서 아시아로 향한다는 의미를 넘어서 작가들은 문화적 감수성과 창조적 이상과 희망을 종이라는 매체를 통해 분출한다.

 

특별전 파피루스전 ‘하늘에는 별, 땅에는 꽃’은 IAPMA가 선정한 23인 작가들의 조형실험 보고서다. 파피루스전에 참가하는 작가들은 직접 재료를 선택하고 수작업을 통해 종이를 만들면서 개성있는 작품들을 만들어냈다. 예술이라는 범주 안에서 식물로부터 종이, 종이에서 책과 작품으로 변해가는 과정과 그 결정체를 회화·인쇄·조각 등을 통해 풀어낸다. 작가들의 작업과정과 종이에 대한 인식 등 종이의 원형적 의미를 담은 전시 도록은 한 권의 연구보고서와 같다.

 

특별전 ‘별은 빛나고’는 이아프마 회원으로 전주총회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한 故 문복철 교수(우석대 회화과)의 유작 초대전이다. 한지조형작업을 통해 한국의 종이문화를 세계에 알려온 문교수는 총회를 1년여 앞둔 지난해 5월 지병으로 타계했다.

 

동양의 서체와 한지의 재질감이 서구의 추상표현주의 양식과 공통기반에서 만나 독자적인 영역을 연 그의 예술세계를 재조명하는 전시다.

 

큐레이터 유대수씨는 “운반과정의 어려움으로 시원한 스케일이 돋보이는 작품보다 소품이 많아 아쉽지만, 신중하면서도 꼼꼼하게 종이의 물성에 접근해가는 세계 작가들의 진정성을 만날 수 있는 자리”라고 소개했다.

 

이아프마는 해마다 세계 각 회원국을 순회하며 현대적인 아디이어로 새로운 기법의 수지제품과 종이예술제작작품 등 정보를 교환하고 전시판매, 논문발표도 하고있다.

 

다음달 4일 개회식을 시작으로 총회, 학술대회, 종이시장 등이 펼쳐지는 이번 총회는 1995년 일본 교토 총회에 이어 아시아에서는 두번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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