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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형숙씨 젊은시각전 '無我-Moi' 17일까지 서신갤러리

 

‘무아(無我):나는 없다’ ‘모아(Moi):나’

 

두 개의 한자와 불어는 비슷하게 소리나지만, 뜻은 정 반대다.

 

이 세상에는 허상이 많다. 그렇다면 나는 무엇인가. 젊은 작가 고형숙씨(29)는 자아의 존재성에 끊임없이 물음을 던진다. 2004 서신갤러리기획 두번째 젊은시각전 ‘無我-Moi’가 17일까지 열리고 있다.

 

“자아의 존재성에 대한 물음은 끝을 알 수 없이 돌고 도는 뫼비우스의 띠처럼 결론을 내릴 수 없는 문제 같아요.”

 

그가 몰두하고 있는 자화상은 타인과의 관계 안에서 작가 내면의 독백이다. “누군가에게 자신을 드러내는 일은 진실함이 최선의 방식”이라고 말하는 고씨는 그림 속에서 자신을 드러내고 있다.

 

인물 위주의 표현주의적 형상을 다뤄왔던 그가 구조성을 지닌 인물의 내면세계에 집중하게 된 것은 2년 전, 서울에서 대학원을 다니면서 부터다. 거대한 도시와 대중 속에서 고독을 느꼈다는 그는 “자화상이지만, 도시 안에서 살아가고 있는 우울한 현대인의 모습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흑백 대비는 표면과 내면의 대조를 뜻하기도 하지만, 그림의 시각적 효과를 의도한 것입니다. 수직과 수평으로 교차되는 선은 도시 성장의 상징인 거대한 빌딩 축을 나타내고요.”

 

아크릴이나 철사 등 혼합재료를 이용한 그의 화면은 무감각하고 건조한 느낌이다. 여백과 수묵에서 오는 편안함을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는 한국화를 전공했다는 것을 표현의 제약으로 생각하고 싶지않다고 했다.

 

전북대와 홍익대 대학원을 졸업한 고씨는 현재 전주예술고 강사로 활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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