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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반 지하 5

 

삼십 년 넘도록 뒤란에 묻혀있는 여자. 뚜껑만 내놓은 채 응달에 자신을 파묻은 그 여자 익었네. 택배로 도착한 김치. 오면서 다 익었네. 국물 넘쳤네. 덜어 담을 통이 모자란 작은 살림에 온통 신내 나네. 씻어도 자꾸 김치 냄새뿐이네. 마른 손 갈라진 살 틈에서 배나던 어렴풋한.

 

속을 꺼내 하염없이 나에게만 담아주는

 

독한 그 여자.

 

독이 되어 뒤란 반 지하에 사네.

 

/서광일(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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