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변을 따라 흐르는 전주 사람들의 삶이 전주의 역사로 이어진다. ‘역사는 왜곡해도 문화는 왜곡될 수 없다’. 문화의 힘을 믿는 의식있는 젊은 작가들의 실험이 올해는 전시장 밖 삶의 현장 전주천을 판으로 삼았다.
지역의 역사와 문화의 정체성을 확인하고 과거와 현재를 소통하는 설치영상미술제가 열린다. 26일부터 29일까지 전주 다가교와 전주천 일원에서 열리는 쿼터그룹(회장 홍현철)의 ‘전주의 역사’.
다가산 밑에 신사를 차려놓고 참배를 강요했던 일제의 치욕. 약탈의 상징인 군산항을 향하는 전군도로의 시작 기점이었던 다가파출소(구 청석동) 입구. 다가산 근처에서 펼쳐지는 전시는 신사참배지와 아픔의 시발지인 다가교를 중심으로 상처의 기억을 씻고 우리 문화와 역사를 새롭게 살려내려는 시도다.
다가교를 중심으로 상하 50미터·수면 위 1백여미터 공간에서 펼쳐지는 오방색의 천과 화려한 띠를 이용한 공동작업은 전주 문화와 역사의 조화를 의미한다. 다가교 교각 주변의 작가 개인 설치작업은 화합과 공존의 새로운 소통문화다. 26일과 27일 야간에는 조명작업과 프로젝트로 전주 역사의 여정을 소개하는 역사 사진 멀티쇼가 진행될 예정.
참여작가는 김영란 김용수 박부연 박은주 서희석 심홍재 이경곤 임승한 이정웅 장광선 전철수 홍현철 김준우 박정용씨. 작가들은 설치영상미술제를 통해 우리의 정체성과 문화에 대한 자긍심을 발견하고, 동시에 과거와 현재를 올바르게 인식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기를 기대했다.
홍현철 회장은 “세월의 변화 속에서 우리 역사와 지역의 역사를 새롭게 조명해야 할 필요성을 느꼈다”며 “전주를 우리 문화의 중심축으로 만들기 위한 노력”이라고 말했다.
미술제가 개막하는 26일 저녁 7시에는 심홍재 김용수씨의 퍼포먼스와 한국전통문화고 풍물패 연주가 전주 역사 되살리기의 시작을 축하한다.
1983년 창립한 쿼터그룹은 올해로 스물한살 청년이 됐다. 회원들은 힘든 길에 뛰어든 후배 작가들을 위해 추천을 통해 전시에도 참여시키고 12월 쿼터인의 밤에서는 신인작가 1명에게 창작지원금을 전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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