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는 동안에 드디어 서른 여섯 해가 지내갔다’며 해방의 기운을 시로 먼저 전한 신석정 시인(1907∼1974). 올해로 30주기를 맞는 석정을 그리워하는 후배 문인들이 추모의 마음을 모았다.
석정문학회(회장 허소라)와 전북문인협회(회장 소재호), 전북작가회의(회장 김용택)가 뜻을 합한 ‘신석정 시인 30주기 추모 문학제전위원회(공동제전위원장 허소라·김남곤)’가 3일부터 9일까지 석정의 문학정신을 되새기는 추모문학제를 연다.
이 지역의 문인들이 학연 지연 단체나 계파를 모두 초월해 추모의 뜻으로 마련한 행사여서 더욱 뜻 깊다.
3일 오후 4시 전북예술회관에서 개막하는 전시는 시인이 문예지를 통해 발표했던 작품들과 친필 시화와 서예작품, ‘촛불’ ‘슬픈 목가’ 등 역대 간행 시집의 초판본 및 30·40년대 주요작품을 소개한다. 서예가 여태명 교수(원광대)는 석정의 대표작 ‘그 먼 나라를 알으십니까’를 8폭 병풍으로 옮겨 선보이고, 지역 미술가들과 서예가들은 시인의 작품에 그림과 글씨를 곁들여 시화전을 펼쳐낸다. 유족들이 지니고 있는 시인의 미공개 사진과 석정이 지녔던 시계와 만년필, 낙관, 주민등록증 등을 전시, 시인의 체온을 전한다. 73년 11월 군산교육대에서의 문학특강 녹음을 통해 시인의 잔잔한 육성을 들을 수 있는 것도 큰 매력이다.
문학제 기간 동안 석정 문학을 연구해 온 30년을 결산하는 문집과 우표도 발행한다. 4일 오후 3시 예술회관에서 열리는 ‘신석정 시세계 재조명-문학특강 및 세미나’에서는 시인의 사위인 최승범 전북대 명예교수와 허소라 제전위원장(군산대 명예교수), 문학평론가 신동욱씨가 발표하고 오하근(원광대) 양병호 교수(전북대)와 오창렬 시인이 토론에 참여한다.
시인의 문학적 토양을 찾아가는 기행은 5일 오전 10시 전주를 출발, 석정 시의 소재가 됐던 부안 동진강 다리와 시작활동을 한 부안읍 청구원, 석정 시비가 있는 변산 해창 석정공원 등을 둘러본다. 시인의 셋째아들 신광연씨와 양규태 부안예총 회장, 오하근 원광대 교수가 안내한다.
허소라 제전위원장은 “시대와 더불어 변화·발전해 온 신석정 시인의 문학적 위상은 세월이 흐를수록 빛이 난다”며 “30주기 추모문학제를 통해 석정의 문학적 깊이를 되새겨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추모문학제 기간 동안 석정의 고향 부안에서는 신석정 시인 30주기 추모기념 ‘2004변산시인학교’가 열린다.(3일∼4일 국립공원 변산반도 부안댐)
문예연구사(발행인 서정환)와 부안문화원(원장 김원철)이 마련한 시인학교에서 허소라 제전위원장은 ‘신석정의 삶과 문학’을 강연한다. 석정시비, 신석정 고택 등 시인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기행과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한 백일장과 시낭송 대회, 문학의 밤이 석정의 시세계를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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