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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아름답고 슬픈 무사들 이야기 '연인'

영화 '연인'의 한 장면. ([email protected])

 

‘황비홍’과 ‘동방불패’, 성룡과 이연걸을 보며 영화를 알아가기 시작했던 20·30대들에게 한 때 중화권 영화는 헐리우드 액션을 쫓아가기 급급해 하는 모습으로 실망만을 안겨줬었다. 감정을 폭발시키고 무기로 상징화된 헐리우드 액션과 달리 눈빛으로 먼저 싸우고 감정을 절제하는 중화권 액션은 ‘예술’이다.

 

금성무, 유덕화, 장지이 등 화려한 배우들이 만난 ‘연인’은 ‘영웅’ 이후 중국영화의 흐름을 바꾼 장예모 감독의 신작 무협이라는 것만으로도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그러나 ‘영웅’이 믿음과 의리를 위해 모든 것을 버린다면 ‘연인’은 사랑을 위해 모든 것을 버리는 스토리다.

 

중국 역사의 황금기 당나라는 서기 859년 쇠퇴의 길에 들어선다. 무능한 왕조와 부패한 대신들에 항거한 반란군 중 가장 이름난 반란 조직은 ‘비도문’. 팽티안 성의 관리인 레오(유덕화)와 진(금성무)은 이 조직의 우두머리를 잡아오라는 명을 받게되고, 레오는 인근 홍등가에 새로 나타난 무희 메이(장지이)를 의심하게 된다. 레오는 진을 ‘풍’이라는 떠돌이 무사로 변장시켜 메이의 신임을 얻어내게 한다.

 

서로의 감정을 부정하려 하지만, 그러나 메이와 진은 사랑을 느끼게 된다. 처음 계획과 달리 진을 죽이려는 낯선 무사들이 나타나고, 비도문의 실체가 드러나게 된다.

 

장예모 감독은 “이 영화는 사랑이야기”라고 여러번 밝힌 바 있다. 긴장감과 반전이 있고, 가슴 아픈 대사가 있는 세 무사가 펼치는 아름답고 슬픈 이야기.

 

멜로의 감수성을 전하기 위해 제작진은 황막하고 건조한 곳을 제외한 빼어난 절경을 찾는데 주력했다. 금성무와 유덕화가 들판에서 싸우는 장면은 이틀동안 내린 폭설로 눈 속에서 싸우는 장면으로 바뀌었지만, 대나무 숲의 결투신 ‘죽림대전’과 함께 명장면으로 꼽힌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액션영화가 중국 무협영화와 외국영화의 차이”라는 장예모 감독의 설명처럼 ‘연인’은 영화보다 그림에 가까운 색감을 보여준다. 배경과 의상, 조명 등 초록빛과 흰색, 분홍색이 신비롭고 화려하게 어우러진다.

 

영화 속에서 장님으로 설정된 장지이는 연기를 위해 두달 동안 맹인과 생활하며 움직임과 느낌을 배웠다. 춤을 추는 장면의 악기 소리, 바람을 가르는 비수 소리 등 사운드가 강조됐다.

 

그러나 로맨스와 액션의 만남은 어색했다. ‘처음 1시간은 화려한 액션에 반했고, 이어 40분은 사랑의 애절함에 가슴 아팠고, 마지막 장면에서는 웃음을 피할 수 없었다’는 한 네티즌의 평가처럼 ‘치명상을 입고도 서서 할 말 다하고 죽는 장면’은 역시 식상하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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