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문거리내 구도심 상권 복원운동이 공동체 문화를 매개로 새로운 모색기를 맞고 있다.
지난 6월, 비 때문에 행사가 연기됐던 '2004동문거리축제'가 11일 재개됐다.
이번 축제는 기존 문화게릴라와 일부 이용자 중심에서 탈피, 주민과 상인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로 한층 성숙해졌다는 평가다.
특히 최근 윤곽을 드러내고 있는 '동문거리내 연극거리 조성'과의 연계 가능성이 확인되면서 향후 문화를 거점으로 한 지역공동체 운동에 불씨를 지폈다.
오는 11월 첫 '어린이연극제'를 준비중인 '창작극회'가 내년 동문거리축제기간에 맞춰 행사를 앞당기고, '달란트 연극마을'도 '어린이마임축제'를 이 시기에 개최할 계획이다.
동문거리축제가 열린 11일에도 비가 내렸으나, 행사는 일정대로 추진됐다. 비로 인해 일부 행사가 축소되고 주민 참여도 당초 기대에 못미치는 분위기였지만, '회색빛 도심거리'는 이 축제로 길지 않은 시간이나마 생기를 되찾았다.
올해로 세번째 열린 동문거리축제. 나즈막한 건물 사이로, 빈 점포가 늘어선 구도심을 가르는 동문거리는 이날 오후 2시 비둘기농악단의 신명난 농악을 시작으로 축제의 장을 열었다.
축제를 알리는 풍물패 소리에 주민과 상인들이 하나 둘 동문거리를 메우며, 거리 한복판에 풍남동 번영회가 준비한 '성업고사'에 줄지어 부푼 꿈을 읊조렸다. 거리의 활성화를 기원하는 자리. 취약한 구도심권에 경기 불황까지 겪고 있는 상인들의 '위기의식'은 고스란히 배어났다.
구도심 상권 복원이라는 거창한 목표 아래 꿈틀대고 있는 주민공동체 운동은 동문거리 문화의 동질성에서 원동력을 찾기 시작했다.
주민과 상인들이 한데 어우러진 축제 한마당이 이어졌다. 태권도 시범을 펼쳐보인 백마체육관 아이들의 우렁찬 함성은 구도심의 한적함을 일순간 깨뜨렸다.
극단 '달란트 연극마을' 최경식 대표의 마임이 무대를 이어갔다. 일대 상인과 주민들이 이끄는 풍물패와 함께 무대를 마련한 최 대표는 동문거리 흔적을 되짚어나갔다.
축제 막바지, 행위예술가 심홍재씨는 동문거리의 현실과 재기를 다짐하는 '땅따먹기' 퍼포먼스로 주민과 상인의 마음을 달래며 꿈을 심었다.
동문거리축제 김병수 대표(공공스튜디오 '심심' 소장)는 "지난 1,2회 축제가 일부 문화게릴라와 이용자 중심으로 이뤄졌던 것과 달리 올해에는 상인과 주민 중심으로 행사 프로그램이 진행됐다"며 "앞으로는 축제 준비 위원회 구성에서부터 상인과 주민의 참여를 더욱 높여 지역 밀착형 축제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동문거리 축제가 열린 이날 만큼은 무채색이었던 거리가 형형색색으로 피어나고, 침체된 거리도 활기를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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