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두운 회색조의 표현주의적 인물들에서 쓸쓸한 판자촌으로, 다시 들꽃으로 옮겨온지 10년. 느림과 여유를 좋아하는 서양화가 조영철씨(51)가 우진문화공간 개관전에 초대됐다.(15일부터 10월 5일까지)
“누구나 자연을 소재로 삼고싶어 해요. 밖으로 조금만 나가면 볼 수 있는 흔한 꽃들이지만, 들꽃은 우리의 마음을 편안하게 하고 감동을 주는 힘이 있거든요.”
거친 들판이나 돌 틈에서도 용케 피어나는 들꽃들은 자연스럽게 피고 지면서 그의 마음을 빼앗았다. 들꽃으로 시선을 돌리면서 작가는 비로소 도시적 삶의 권태와 무의미함을 벗어던질 수 있었다.
무엇이든 박제돼 있는 것을 싫어하는 그의 화폭은 잔잔하면서도 은근한 생명력이 있다. 주제와 배경의 구분이 없는 화면은 치밀한 구조로 통합돼 있으며, 여러번 긁어내고 덧칠해 중첩된 무수한 색들은 차분하고 무게감 있다. 밀도있는 작업이다.
지독하게 더웠던 여름을 꼬박 도심 속 작업실에서 보내면서 작가는 도라지, 찔레꽃, 달개비, 강아지풀이 소박하게 자라난 도심 밖 풍경들을 찾아냈다. 생명력의 다른 표현으로 흔들림없이 서 있는 소나무 작품도 내놓았다.
조씨는 “사람의 마음을 가라앉히고, 마음 깊숙이 끌어당길 수 있는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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