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20년 역사상 은퇴 투수는 총 7백58명이다. 그 중 1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1백26명 뿐이며 1승 이상 거둔 투수는 4백31명이다. 나머지 3백27명은 1승도 거두지 못하고 야구계를 떠났다.’
1등보다 꼴찌가 더 많은 세상, 인생에도 패전투수가 있다.
직장 야구인 출신으로 프로야구 선수가 된 전무후무한 인물 감사용. 그가 영화로 만들어졌다. 김종현 감독의 ‘슈퍼스타 감사용’.
중학교 2학년 때 야구를 시작했지만 대학 졸업 후에도 그를 불러주는 실업팀은 없었다. 삼미 특수강에서 일하다 계열사에서 프로야구가 창단된다는 소식을 접하고 그는 오디션을 통해 '삼미 슈퍼스타즈'의 선수가 된다. 그가 선발된 것은 순전히 팀에 좌완투수가 없어서. 그는 “꼴찌팀에서도 꼴찌였던 내가 얼마나 행복하게 사는지 보여주고 싶었다”고 했다.
‘키 170cm에 몸무게 70kg. 작은 손. 게다가 왼손잡이.’ 투수로서는 최악의 조건을 가진 그는 역시 선발 등판 한번 하지 못한 ‘패전 처리 전문 투수’로 낙인 찍힌다. 그러나 그에게 찾아온 일생일대의 기회. 최강 OB 베어스의 간판스타 박철순의 20연승 재물이 되기 싫은 투수들이 서로 등판을 미루는 통에 그에게 선발 등판의 기회가 찾아온다. 딱 한 번 이기고 싶었던 감사용, 그의 꿈은 이루어질까?!
영화에서 감사용은 박철순과 20연승 경기에서 맞붙지만, 실제로는 16연승 때였다. 또 감사용과 구장 매표소 직원 은아의 러브스토리는 극의 재미를 위한 픽션이다.
재미를 더해 만든 실화의 적절한 각색, 자연스런 야구폼까지 갖춘 주·조연 배우들의 연기. '각본 없는 드라마' 스포츠 휴먼드라마에는 묵직한 감동이 있다.
OB 어린이 팬클럽 출신이었다는 김종현 감독은 “군에서도 실수하는 사람에게는 ‘니가 무슨 감사용이냐’며 놀려댔던 기억이 있다”며 “어느 순간 그게 미안했고 그래서 이 영화를 만들게 됐다”고 밝혔다. 이 영화는 휴머니즘을 연기하는 이범수와 ‘올드보이’의 히로인 윤진서가 주연을 맡았다. 박철순 역은 공유, 포수 금광옥 역은 개그맨 이혁재가 연기했다. “인간냄새 나는 영화가 좋다”는 이범수는 “소모적으로 웃기기만 하는 코미디가 아닌, 유쾌함과 감동이 있는 영화”라고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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