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로 듣는 소리, 소리로 보는 미술?!
국립현대미술관(관장 김윤수)이 전주세계소리축제에 신명나는 추임새를 넣는다. 일반인들이 현대미술과 친숙해질 수 있도록 대중이용시설 내 미술작품 감상공간을 마련하는 국립현대미술관‘작은미술관-추임새’가 10월 15일부터 2005년 9월 14일까지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에 조성된다.
다음달 16일 개막하는 소리축제 일정에 맞춰 오픈, 축제 기간 동안 많은 공연이 올려질 모악당의 절제된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는다.‘작은 미술관’은‘전시장’이라는 고정된 공간을 벗어나 복잡한 일상 속에서 편안하게 미술에 접근할 수 있는‘공공미술’개념으로 진행되는 전시회.
지난해‘2004년 하반기 작은 미술관’에 소리전당이 선정됐고, 지난 5월 판소리 개발과 육성을 촉진할 수 있는 테마를 주제로조성안을 공모했다. 공모를 통해 소리전당‘작은 미술관’기획을 맡게된 인포아트코리아(대표 장동조)는 즉흥성이 잘 드러나는 대중예술이라는 판소리의 특성을 살려, 작가와 관람객이 함께 미술을 즐긴다는 개념으로‘추임새’를 기획했다.
판소리를 시각적 형식 속에 담아내는 전통음악과 현대미술의 만남은 즉흥적인 자유로움과 여유로 흥겨운 한마당을 만들어내는 시각적 추임새다.‘작은 미술관’에는 우리 지역을 기반으로 활발하게 작업하고 있는 서양화가 유휴열(55), 조각가 강용면(47) 엄혁용씨(43)와 서울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한국화가 임현락(41), 미디어아트 작가 장윤성(35) 방혜영(26), 서양화가 정주영(35) 황수경씨(26)가 초대됐다.
회화 조각 미디어아트 등 설치 느낌이 강한 작품으로‘판소리’가 주는 전통적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해석한다.
모악당 정면 출입문에는 유씨의‘추어나 푸돗던고’가 설치된다. 삶 속에서 생겨나는 인간적 감정들을 절제된 군상들의 춤사위 속에 풀어냈다. 우리 민족 고유의 신명을 음악적 조형으로 빚어낸 것이다. 강씨는 오방색으로 표현한 동식물 형상을 엘리베이터 유리창면에 부착하고, 2층으로 연결되는 공간에는 일상의 양식‘밥’과 문화적 양식‘판소리’의 관계를 설정하는‘온고지신-조왕’작품을 설치한다.
엄씨는 나선형 계단의 곡선을 최대한 살리고 난간의 위험성을 감소시킬 수 있도록 비단방석 작업을 계단 끝부분에 기둥처럼 설치한다는 구상이다. 임씨는 건물의 전체적인 인상을 결정하는 정면 유리벽면과 블라인드 부분을 반투명스크린 수묵 설치작업으로 자연을 재현한다. 엘리베이터 바깥 유리창은 장씨가 엘리베이터 내부에서 투사되는 이미지들이 움직임에 따라 교차되고 합치되도록 설치하고,
건물 정면 연결통로 난간 부분은 방씨가 형형색색의 나비떼를 설치해 관람객의 머리 위로 나비들이 날아오르는 환상성을 드러낸다. 1층과 2층 벽면은 자유분방한 율동감과 기운생동이 느껴지는 정씨의 회화작업이, 건물 출입문 옆 유리벽 부분에는 안료 자체가 가지고 있는 색의 유희를 살린 황씨의 작품이 걸린다.
인포아트코리아는“사각형 중심의 모악당이 가진 공간적 특성과 판소리의 즉흥성과 여유로움을 조화시키기 위해 생동감있는 색감과 자연스러운 곡선이 돋보이는 작업을 설치할 예정”이라며“전시공간 전체를 작가들이 함께 꾸미는 방식으로 공간의 통일성과 조성의 완성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국립현대미술관은 소리전당‘작은 미술관’조성에 7천여만원을 지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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