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들은 저마다 생각의 방이 있다. 특히 창작을 하는 작가들의 방은 독립적이고 개성있는 공간이다. 이 공간이 전시장으로 확대됐다. 강한 목소리가 담겨진 작가들의 표현이 전시장을 가득 채우고 있다. 뚜렷하면서도 다양한 색깔이 있는 회원전이다.
△ 문화행동
"눈만 편안한 작품보다 정신적으로 편안한, 생각하는 미술을 하고싶어요. '사이비 예술'이라고 해도 자신있는 것은 문화와 미술에도 흐름이 있다는 믿음 때문이지요."
올해로 아홉번째를 맞은 '문화행동전'이 22일까지 민촌아트센터에서 열리고 있다. 우리나라 행위예술 1세대인 이건용 군산대 교수와 군산대 서양화 전공 동문들이 함께하는 전시다.
행동하지 않는 것은 예술이 아니다. 대중으로부터 외면 당하거나 현대 미술사조에서 수용되지 않는다고 해도 이들은 행동으로 옮긴다.
이번 전시 역시 실험적이다. 구상작품도 대부분 일반적 상식을 뛰어넘거나 오브제, 미디어아트 등 새로운 개념을 내보이는 작품들이다. '아름다움'으로는 설명될 수 없지만, 이들은 통념적인 그림이 아니더라도 이해받을 수 있는 문화의 문맥이 새로워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문화행동'은 미술이 변화할 수 있도록 새로운 것들을 제시합니다. 컴퓨터 아이콘처럼 단순화된 그림에 익숙한 아이들이 자라나면 미술의 흐름은 또 변화할 것이니까요." 작품을 통해 예술의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나가는 이들의 실험의식이 새로운 세계를 연다.
△ 비밀스러운 열세개의 방/플러스전
한참을 머물렀다 가도 좋을 열 세개의 방이 있다. ‘Plus(플러스)’가 ‘방에 관한 기억이나 시간, 흔적을 재해석’한다. 매해 다른 소주제를 정해 1년 동안 연구한 결과를 전시해 온 전북대 서양화 전공 작가들의 열두번째 회원전이다. (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
“방은 개인적인 곳이지만, 사람의 탄생부터 죽음까지 삶의 모습이 전부 들어가 있는 현장이라고 생각해요. 작가들 마다 가지고 있는 방에 대한 추억들을 작가의 시선으로 재해석했습니다.”
작가들의 독특한 발상이 살아있는 방은 곧 그들의 비밀스런 이야기다.
철사로 만든 작업실 ‘창작의 방’, 어린시절 천이나 종이로 만든 놀이터를 꿈꿨던 ‘놀이를 위한 오브제’, 사각틀과 소금으로 만든 방 ‘시작’, 고갱에 대해 연구하고 만든 완전한 휴식과 자연성이 있는 ‘고갱의 방’ 등 평면과 입체를 넘나드는 작가들의 자유로운 표현이 있다.
이일순 소정윤 최만식 고보연 김민자 송상민 한숙 정경숙 정광진 최희경 김수진 임현채 최유리씨가 참여했다.
△ 한국청년구상작가회
구상미술이 진보적 개념과 어울리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젊은 작가들이 많아지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 화단에 독특한 양식으로 자리잡고 있는 구상미술의 미적 가치를 꾸준히 연구해 온 청년작가들이 있다.
한국청년구상작가회 제12회 전북지회전이 23일까지 전북예술회관에서 열리고 있다.
"구상미술은 먼저 자연에 대한 이해가 바탕이 돼야 하고 묘사력도 중요하지요. 마음의 행복을 주는 자연과 함께 평화와 휴식을 찾는 전시입니다."
개성있는 조형언어로 자연을 바라본 이들은 시대적 맥락 속에서 구상미술의 새로운 방향을 고민한다. 자연에 대한 동경에서 출발해 대상을 재현한 작품부터 조형언어를 감각적으로 변형해 이미지를 찾아내기도 한다.
"출신 학교도 활동 영역도 다르기 때문에 다양한 시각들을 배우고 교류할 수 있는 것 같아요. 현대미술 안에서 구상미술의 필요성에 대한 확신으로 만났습니다."
참여작가는 최승후 정봉기 이상권 박천복 박현철 이석중 최주연 고태승 박유신 이시현 이수경 최광호 이주리 김숙경 이현희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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