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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주예술고 과학연극동아리 '원자야 놀자' 22일 소리문화전당

전주예술고등학교 과학연극동아리의 '원자야 놀자!' 공연이 22일 오후 5시,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열린다. ([email protected])

 

『소금이 거느리는 ‘이온 나라’, 다이아몬드가 왕인 ‘공유 나라’, 철의 ‘금속 나라’ 등 평화롭던 세 나라에 전쟁이 시작된다. 정복욕에 불타오르는 소금의 야심은 마침내 이온 나라와 금속 나라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각 나라의 물질 특성에 맞게 만들어진 로봇 대결로 결전을 치른다. 결과는 금속로봇의 참패. 금속로봇은 이온로봇의 양성자 총과 염산 발사기에 무기력한 최후를 맞는다. 자유 전자가 양전기로 인해 중화되면서 원자로 분해된 뒤 염산에 녹아 아예 형체조차 찾아볼 수 없게 된다.

 

이온로봇의 막강한 공격력에 대책을 강구하던 공유 나라는 상대 약점을 파악한 뒤 흑연과학자를 시켜 비밀 병기를 제작토록 한다. 이온로봇은 힘없이 참패한다. 침략욕을 과시하던 소금은 물러나고 다시 평화가 찾아온다.』

 

생활 속 화학반응의 비밀을 파헤쳐 보는 이색 과학 연극이 무대에 오른다.

 

지난해 DNA ‘이중나선’이란 작품으로 고등학생들로서는 국내 처음 창작과학연극을 선보였던 전주예술고등학교 과학연극동아리(지도교사 박교선)가 이번에는 ‘원자야 놀자!’로 두번째 작품을 내놓았다.

 

22일 오후 5시, 7시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명인홀에서 두 차례 공연을 갖는다.

 

어렵게만 느껴졌던 과학적 개념이나 원리를 연극을 통해 쉽고 재밌게 풀어가는 무대.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까지 과학 교과에 소개된 ‘물질 단원’을 극화하고 있다. 물질을 이루는 원자와 분자는 어떤 구조로 형성되고 화합물은 또 어떤 규칙을 갖고 있는지 그리고 고대에서 현대에 이르기까지 물질관은 어떻게 변천해왔는지 등을 개그로 엮어 ‘웃음 속 진리’를 찾아낸다.

 

이번 공연은 동아리 새내기들이 꾸미는 첫 무대. 공연팀은 1학년인 14명만으로 구성됐다. 1학년 대표 방찬미양은 “처음에는 과학이 어려워 연기하기가 너무 힘들었다”면서도 “나중에는 공부삼아 연기를 했다”며 즐거워했다.

 

‘원자야 놀자’는 박교선 지도교사(44·과학)가 기획하고 직접 극본도 썼다. 극작의 언어를 재미있게 만드는 작업에 임미숙 교사(29·국어)도 참여했다.

 

박교선 지도교사는 “과학의 물질세계를 재미있는 실험과 모형을 활용해 설명해주기 때문에 학습 효과가 기대된다”며 “과학연극은 학생들의 학교와 학교 밖 활동을 연결하는 고리 역할을 하면서 과학적 마인드를 넒히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주예고 과학연극동아리는 ‘과학 역할극’과 ‘과학 마술’이라는 표현 수단을 통해 과학적 개념이나 내용에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접근하기 위한 목적으로 지난 2000년 꾸려졌다. 1학년부터 3학년까지 현재 23명의 회원이 활동하고 있다.

 

이색 동아리답게 국내외 활약상도 크다. 지난 8월 중국 북경에서 열린 제3회 APEC청소년과학축전에 참가해 과학전시부문에서 1등을 수상했고, 지난해 과학기술부가 주최하고 과학재단이 주관한 '제1회 올해의 과학교사상'에 박교선 지도교사가 선정되기도 했다.

 

"과학 연극은 또다른 도전"

 

과학 참고 서적만 20여권, 대본 수정만 10번, 하루 평균 8시간 연습….

 

과학의 난해함 만큼이나 연극 공연도 쉽지만은 않았다.

 

"배우인 학생들조차 이해하기 쉽지 않은 딱딱한 소재를 알기 쉽고 재미있게 풀어나간다는 것은 정말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지난 5월 대본 작업에 뛰어들면서 4개월여 동안 연극 준비에 매진해 온 과학연극동아리 박교선 지도교사는 한마디로 '긴 여정'이었다고 잘라 말했다. '배우는 즐거움과 즐거운 배움', 교육과 오락은 병행돼야 한다는 게 그의 철학.

 

"눈에 보이지 않는 원자나 분자를 쉽게 이해할 수도, 이해시킬 수도 없는 게 현 교육 실정이죠. 슬라이드나 파워포인트로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말이죠."

 

소재 탓인지 학생들의 연기도 수월치만은 않았다. 지난 6월 배역을 정하고 대본 연습에 들어갔다. 방학 동안 '대본 읽기' 과제가 주어졌다. 2학기 개학과 함께 본격적인 연습이 시작됐고, 정규 수업이 끝나는 오후 4시부터 자정까지 강행군이 이어졌다. 공연 날짜가 다가오면서 연습은 자정을 넘어 새벽 2∼3시까지 계속되기 일쑤였다.

 

박 교사는 "마냥 연극을 좋아하는 아이들이었지만 처음에는 무척 힘들어했지만 차츰 연기력이 좋아지면서 자신감을 찾아 다행"이라며, 내심 기대감도 내비쳤다.

 

연극의 극적 재미를 위해서는 대본 수정이 불가피했다. 최종 대본이 나오기까지 모두 10차례에 걸쳐 수정 작업이 이뤄졌다.

 

"박 선생님께서 '참고하라'면서 20권이 넘는 과학 서적을 건네주시더라구요. 깜짝 놀랐죠. 조금씩 대본을 수정해나갔지만 생소한 분야라서 지금은 힘든 기억밖에 안나네요."

 

'대학 시절, 꼭 희곡을 써보고 싶었다'며 대본 손질에 나선 임미숙 국어교사는 "생소한 분야라서 쉽지만은 않았지만, 너무도 보람있는 일이었다"고 소감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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