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마음속에 안고 있는 고향의 일이어서 기쁜 마음으로 나설 수 있었습니다. 최선을 다했지만 부족함이 많네요. 미흡한 부분은 여러분들의 애정과 관심으로 채워주세요.”
우리시대의 명창으로, 빼어난 창극배우로 무대를 빛내온 안숙선명창(54·국립창극단 예술감독)이 올해는 소리로 축제를 만드는 신명난 축제판의 수장이 되어 판소리를 세계로 내보내는 일에 나섰다.
지난 2월 전주세계소리축제조직위원장을 맡은 이후 8개월.
국립창극단 예술감독으로, 무대에 서야 하는 소리꾼으로, 또 소리축제조직위원장으로 어느 하루도 빠듯하지 않은 날 없이 바쁜 일정을 보내온 그는 개막을 앞두고 가슴 설레임을 굳이 감추지 않았다.
“외국공연에서 관객들이 감동하는 것을 볼때면 우리의 소리판에서 제대로 소리를 들려줄 수 없을까 생각했습니다. 전주의 한옥마을이나 남원의 광한루 같은 곳에서 판소리 잔치가 열리고 그곳에 세계의 음악인들이 몰려오는 일은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즐거운 일이었죠. 소리하는 사람이 조직위원장을 맡고 나선 것은 그런 바람을 실현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안위원장은 판소리에 더욱 집중하고, 우리 소리의 가능성을 모색하는 다양한 시도들이 이루어진 만큼 올해는 소리축제의 가치와 그 미래를 제대로 가늠할 수 있는 통로가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소리축제는 판소리가 중심입니다. 판소리의 정통성을 세우고, 판소리가 지닌 독창성을 발견하고 발전시키는 통로가 되어야 해요.”
판소리의 대중화나 세계화를 위해서는 전통판소리 뿐 아니라 오늘을 사는 사람들에게 다가갈 수 있는 창작판소리의 생산이 중요하다고 믿는 안위원장은 전통판소리는 물론, 판소리로 가능한 모든 실험과 창조적 작업이 이 축제를 통해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판소리의 가치를 새롭게 발견하는 새로운 기획 '판소리의 소통과 확대'나 '창작판소리큰잔치'나 '전국대학창극축제'를 특별히 주목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안위원장은 국립극장의 창작창극 '제비'의 주역을 맡아 축제 기간 중에도 서울과 전주를 오가며 연습을 해야 하는 불가피한 상황. 그러나 가능한 모든 축제현장을 지키고 싶다는 안위원장은 눈여겨보아둔 공연을 선뜻 추천했다.
“판소리를 잘 아는 관객이나 이제 입문한 관객들이라면 역시 판소리의 맛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는 소리꾼들의 무대를, 젊은세대들에게는 판소리와 다른 소리를 접목시킨 새로운 형태의 무대를 권하고 싶습니다. 슬기둥이나 김도균, 국악밴드 '푸리', 가수 이상은과 양방언 등 좋은 무대가 많습니다. 개막작 '소리환타지-열려라 천년의 소리'와 폐막작 '소동? 소통!'도 편하게 즐길 수 있는 소리축제만의 무대입니다.” 삶이 고단해질수록 활기를 얻을 수 있는 기회가 필요하다고 말하는 안위원장의 바람은 축제가 그런 통로가 되어야 한다는 것.
“올해 소리축제가 많은 사람들에게 즐거움과 위안을 줄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이제 여러분들의 힘으로 축제에 생명을 넣어주세요.” 그의 웃음이 환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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