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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전주시립극단 '나비는 천년을 꿈꾼다'

오늘과 내일 공연을 하는 전주 시립극단단원들이 '나비는 천년을 꿈꾼다' 작품연습에 한창이다. ([email protected])

전주시립극단이 리얼리즘 연극에 표현주의적 이미지를 담은 작품 '나비는 천년을 꿈꾼다'를 무대에 올린다. 삶과 죽음, 만남과 헤어짐 등 윤회하는 인간의 운명과 인연에 얽힌 이야기.

 

절망의 벼랑에 선 사람들이 인연의 업을 풀어내고 새로운 힘을 얻어가는 과정이 마치 우리들의 자화상처럼 호소력이 있다.

 

속병이 깊은 아내가 죽어가는 줄도 모르고 20년동안 글쓰기에 매달린 남자주인공 동혁은 죄책감에 해남 땅끝마을의 한 산장으로 자살여행을 떠난다. 그곳에서 평생 한 남자를 그리워하며 살아온 산장 주인 여정을 만나 묘한 끌림을 느낀다.

 

동혁과 여정의 운명적 만남. 그러나 얽히고 설킨 두 사람의 인연은 동혁이 아닌 여정의 자살로 끝을 맺는다.

 

연출을 맡은 조승철씨는 "고통과 성찰을 통해 아름다운 삶의 존재와 희망을 그려보는 '한 폭의 풍경화'같은 작품"이라고 소개했고, 작가 김태수는 "불교적 관점에서 바라본 윤회와 인연에 관한 해맑고 시리게 아픈 이야기"라고 설명했다.

 

운명적 만남, 비극적 사랑, 엇갈린 인연을 불교의 윤회 사상을 바탕으로 다룬 이 연극은 현대인에게 '모든 걸 버려야 모든 걸 얻는다'는 진리를 새삼 느끼게 한다. 성(聖)과 속(俗)이 대치되는 전남 해남의 땅끝마을 미황사와 그 옆 산장을 배경으로 한 극적 설정이 눈길을 끈다. '인간사'라는 복잡한 실타래가 엉킴과 풀림을 반복하는 사이 어울릴 것 같지 않은 성과 속도 하나가 된다. 모든 집착이 부질없음이다. 참된 자유만이 새로운 삶을 시작하는 원천이기 때문이다.

 

고뇌하는 작가 동혁역은 고조영이, 단 한번의 사랑을 평생 성역처럼 간직한 비련의 여인 여정역은 홍지예가 맡았다. 능청스런 연기로 느림 속의 팽팽한 긴장감을 이완시키며 관객들의 웃음을 자아내는 감초 역할에 서형화가 나선다.

 

전주시립극단이 제59회 정기공연으로 내놓은 '나비는 천년을 꿈꾼다'는 29일 오후 7시, 30일 오후 4시와 7시 전주덕진예술회관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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