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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광장]여태명 교수 열한번째 개인전 'ZERO'

여태명 교수. ([email protected])

 

채우면 비워야 하고, 비우면 다시 채워야 한다. 세상의 이치가 그렇듯 예술도 그렇다.

 

효봉 여태명 교수(48·원광대)의 열한번째 개인전은 ‘ZERO’다. 열번의 개인전을 치르는 동안 끊임없이 채우고 또다시 비워내야 했던 것들을 돌이켜보는 시간이다. (29일부터 11월 16일까지 소양 오스갤러리, 롯데백화점 오스갤러리, 교동한옥마을 古新)

 

“1988년 전주에서 열었던 ‘결혼전’이 첫 개인전이었어요. 채움과 비움의 의미를 되새겨 보며, 작가로서 태어났던 이 곳에서 새 출발을 다짐하는 것이지요.”

 

97년 서신갤러리 개관기념전 이후, 그는 밖으로 서예를 소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쏟아왔다. 오랜만에 전주서 여는 전시는 작가의 지난 시간들이 있다. 전각, 한문서예, 문인화, 한글, 생활서예 등 한 장르로 집중시켜 열어온 그동안의 전시와 달리, 이번에는 서예, 문인화, 문자조형 등 60여점을 함께 소개한다.

 

한국화로 출발해 서예, 추상적인 조형작업에 이르기까지 한 곳에 머무르지 않았던 지금까지의 작업 여정을 한 자리에서 보여주는 셈이다.

 

“예술이 액자 속에 갇히면 생명력을 잃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생활 속에서 쓰임새가 있어 예술이 생활이 되고, 생활이 예술이어야죠.”

 

삶 속에서 작품을 만들어 가는 그에게 예술과 일상의 간격을 좁히는 것은 여전히 큰 과제다. 아크릴을 뿌리거나 갑골문을 지각(紙刻)하고, 민체를 연구·개발하고, 문자의 점과 획을 해체시키는 것도 조형성을 바탕으로 대중들에게 다가가기 위한 시도다.

 

서화동원(書畵同源). 글씨와 그림은 본래 한 뿌리인 것처럼, 때로는 자유분방한 회화처럼 보이는 그의 작품 가운데에는 분명 문자가 존재하고 순수서예에 대한 존중도 자리잡고 있다.

 

익살스러우면서도 가볍지 않고, 진지함을 유지하고 있는 그의 붓 끝은 전통성과 현대적 조형성 사이의 적절한 균형을 맞춰나간다. 붓을 휘두르는 순간의 감정들을 편안하게 풀어놓은 글과 그림이 있는 풍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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