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간 공모전으로 한국공예문화를 새롭게 열어가고 있는 익산한국공예대전에서 금속공예 2부(금속조형)에 출품한 정택우(29)·김석영(26)씨의 공동작 ‘여심(女心)’이 대상을 수상했다. 최우수상은 전통 및 기타창작 부문 조현성씨(29·인천시 주안 7동)의 ‘관람’이 차지했다.
올해로 5회째를 맞은 익산한국공예대전(운영위원장 이광진·원광대 교수)이 26일 심사결과를 발표했다.
응모작은 4백7점. 금속1부 76점, 금속2부 32점, 도자 69점, 목칠 41점, 섬유 1백5점, 전통 및 기타창작공예 84점이다. 운영위는 1백70점이 입선, 출품작의 40%선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지난해 보다 출품작 수는 줄었지만, 신선한 재료와 소재, 참신한 아이디어로 작품의 질이 전반적으로 높아졌다는 평가다. 기성 공예인들과 전국 단위 공모전 수상 경력자들의 출품이 늘어난 것 역시 특징.
장윤우 심사위원장(한국공예문화진흥원 이사장)은 “전반적으로 작품 표현에 대한 작가들의 주제 의식이 뚜렷해지고 조형성 있는 작품이 많아졌다”며 “출품작 수가 줄어든 것은 공모전에 대한 거품이 빠지고 예술성과 조형성을 중요시하는 공모전으로 자리매김한 증거”라고 밝혔다.
이번 공모전에서는 기술·기능적 수준이 급성장한 유리공예가 관심을 모았다. 전통 및 기타창작부문에서 다른 장르가 예년 수준에 머무른 것에 반해 유리공예가 부각, 기타공예의 중심적 역할이 될 것이라는 긍정적 평가다.
부문별로 금속은 개성있는 컨셉과 다양한 소재 개발이 돋보였으며, 비구상작품들이 비교적 많이 출품됐던 섬유는 특유의 섬세한 기법과 색채의 조화가 돋보였다. 도자는 전년도에 비해 출품작이 반절로 크게 줄어들었지만, 제작기법의 다양함과 재료를 다루는 능력이 향상됐다. 목칠은 출품작 대부분이 수납장 위주여서 기능에 대한 고민이 요구됐다.
심사세도를 2심제로 바꾼 올해 공모전은 특히 공정한 심사에 대한 운영위의 의지가 돋보였다. 38명의 심사위원이 이틀에 걸쳐 입선작을 정하는 1차 심사와 특선 및 수상작을 결정하는 2차 심사를 실시했다. 그러나 대상과 최우수상을 결정하는 최종심사에서 도자 부문 작품이 뒤바뀌는 운영상 실수가 발생, 재심사를 하는 해프닝이 발생하는 오점을 남겼다.
지난해 분리했던 전통과 기타창작공예는 다시 한 부문으로 묶였으며, 대상 2천만원을 비롯해 상금은 2백만원 증가한 5천6백만원이다.
대상 금속공예부문 '여심'의 정택우·김석영씨
"첫 응모인데다 기대하지 않았던 큰 상이어서 기쁨도 크지만 부담이 더 큽니다. 앞으로 좋은 작품을 하기 위한 힘으로 삼겠습니다."
대상작으로 선정된 금속공예부문 '여심'의 정택우(29·중앙대 예술대 공예학과 금속기사) ·김석영(26)씨.
장식성과 기능성을 살린 가구 콘솔을 모티브로 제작한 이 작품은 금속을 소재로 조형성을 강조하면서도 쓰임새를 살린 수작. 장신구나 소품 위주로만 제작되어왔던 금속공예의 변화를 새롭게 열어보이는 작품으로 심사위원들의 관심을 모았다.
"콘솔은 여성들에게 매우 친근한 가구지요. 여성들의 소품을 담아내면서 꿈도 함께 담을 수 있는 아름다운 형태의 콘솔을 생각하며 만들었습니다."
알루미늄·은·동·흑경 등을 소재로 한 이 작품은 금속의 화려함과 섬세함이 적절히 조화된 아름다움이 빼어난 것이 특징이다.
작품의 컨셉을 잡고 제작을 주도했던 정씨는 중앙대 예술대에서 금속과 목공을, 올해 여름 졸업한 대학원에서는 금속공예를 전공했다. 아이디어 스케치부터 두달여동안의 작업 과정을 함께 했던 김씨와는 대학 선후배사이.
출품을 일주일여 앞두고는 매일 밤을 샜을 정도로 작품제작에만 매달렸다는 정씨는 앞으로도 쓰임새있는 금속가구를 만들어나갈 계획.
장식성에만 국한되지 않고 생활속에서 활용될 수 있는 쓰임새 있는 공예작품을 내고 싶다는 그는 앞으로 3-4년동안은 작품에만 전념할 생각이다.
서울 출신으로 청주공예비엔날레 ·대한민국공예대전 입선, 전국관광품공예대전 산자부장관상을 비롯, 여러 공모전에서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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