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에 사단법인 정식 발족 보행자 전용권찾기 등 추진
“가장 중요한 것은 길 위에 있습니다. 길을 걷다보면 주변의 산과 강, 들을 보게 되고, 길에 서려있는 역사를 알게됩니다. 길에서 사람과 사람이 만나고, 사람과 역사가 만나게 되는 것이죠.”
‘우리 땅 걷기 모임’ 준비위원회 공동대표를 맡고있는 향토사학자 신정일씨(51·황토현문화연구소 소장). 지난 25년간 우리 강산을 두 발로 누벼온 그는 “길을 걷다보면 진정한 나를 만날 수 있다”고 말했다.
“보지 않고서, 길을 따라 걸어보지 않고서는 우리 국토를 사랑할 수 없기 때문에 ‘우리 땅 걷기 모임’을 준비하기 시작했어요. 남의 발뒤꿈치만 보고 걷는 것이 아니라 걷는 동안 사색하고 주변을 돌아보면서 나와 우리의 역사를 알아가는 것이죠.”
신씨는 개발로 지워진 역사의 길이나 우리의 삶에 밀접한 영향을 주고있는 길을 걸으며 심신을 단련하고 국토사랑을 온 몸으로 체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빨리 빨리’를 외치는 현대사회 속에서 ‘느림의 미학’은 더욱 중요하다”며 “차를 타고 갈 때 스쳐지나가는 것들이 길을 걷다보면 내 안으로 들어온다”고 말했다.
“요즘은 길을 걸을 때 목숨을 내놓고 걸어야 합니다. ‘보행자 전용권 찾기’와 ‘보행자 전용도로 만들기’를 주장하고, 더불어 한강, 낙동강, 섬진강, 금강, 영산강 등 5대강 국립공원 지정 운동과 ‘강박물관’ 건립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입니다.”
신씨는 지난 여름부터 준비해 온 ‘우리 땅 걷기 모임’을 오는 4월 사단법인으로 정식 발족, 전국 단위 네트워크로 키워나갈 생각이라고 말했다. 한가람역사문화연구소(소장 이덕일)와 강호동양학연구소(소장 조용헌), 문화정책연구소(소장 정희섭) 등 이미 전국에서 2백여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키로 했다.
23일에는 조선시대 중요한 고갯길이었던 영남대로 문경새재와 관갑천 일대를 걷는 행사를 마련했다. 태조왕건 세트장과 견훤산성 등을 답사하는 이번 준비모임에는 전국에서 1백여명이 참여할 예정. 전주에서는 당일 오전 7시30분 전주종합경기장 앞에서 출발한다. (문의 063) 277-3057)
신씨에게 올해는 집필활동만으로도 바쁜 한 해. “책은 죽으나 사나 써야되는 것으로 생각한다”는 그는 ‘다시 쓰는 택리지’ 5권을 비롯해 서너권의 책을 더 발간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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