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보게, 한 잔 먹세그려∼!!”
한옥마을에 들어서니 구수하게 익어가는 술 냄새가 난다.
솔잎주, 두견주, 호박동동주, 누룽지주, 국화주, 불술, 춘향주…. 이름마저도 예쁜 전통술이 알싸하게 입술을 적셔오는 기분이란.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김병수)에 가면 맑은 물이 재료가 되기도 하고 집안으로 대물림되는 고유 비법으로 만들어진 다양한 전통술을 만날 수 있다.
술의 주도를 높여 여러 약재나 꿀을 넣고 땅속에 묻어두어 장군주라 불렸던 ‘전주 과하주’, 대통령 설 선물에 낀 ‘전주 이강주’, 강장효과가 지나쳐 요강을 뒤엎는다는 ‘고창 복분자주’, 신라의 고승들이 제례를 지내기 위해 즐겨 빚었다던 ‘남원 송화주’, 여름밤 초승달 같은 술 ‘죽력고’, 조선 인조 때 명승 진묵대사가 참선 도중 고산병과 신체적 손상을 보완하기 위해 마셨다는 ‘송화백일주’ 등 깨끗한 전라도 땅에서 빚어진 스물네가지 술이 술박물관에 전시돼 있다.
서울, 경기, 강원도, 충청도, 경상도, 제주도 등 전국 곳곳에서 만들어진 마흔가지 술도 함께 전시돼 전통주에 얽혀있는 흥미로운 역사로 술맛을 돋운다.
술박물관은 전통술을 빚어보고 시음해 볼 수 있는 체험행사를 한달에 두번 마련하고 있다. 이 중 한 번은 직접 동네의 허름한 막걸리집으로 ‘찾아가는 술 박물관’이다. 막걸리집 손님들과 술박물관에서 빚은 술을 나눠먹으며 옛 추억을 되살리는 시간. 김병수 관장은 “술에 관한 많은 유물이 전시돼 있는 술박물관을 통해 집집마다 술을 빚던 가양주 문화가 되살아나고, 아름다운 우리 술 문화를 함께 나눌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통술 만드는 명인들을 찾아가는 전통술기행과 청소년 음주 문화 교실, 향음주례 등을 비롯 올해는 세시풍속주 테마기획전도 열 계획이다.
술박물관은 구정을 맞아 ‘2005년 구정 설맞이 막걸리 대잔치’와 ‘전통주 특별 할인 행사’를 연다. ‘막걸리 대잔치’는 술 빚기 전 따뜻한 고두밥을 먹어보고 전통술을 직접 담궈보는 체험 행사. 색과 향, 맛으로 전통술을 알아맞추는 재미도 있다.
이강주와 송화백일주, 오죽오곡주, 복분자, 마이산 머루주, 홍주, 대나무통술 등 우리 지역 술은 10% 할인해 판매할 계획이다. 2만∼3만원으로 명절에 어울리는 전통주를 선물할 수 있으며, 순창복분자와 이강주 미니어처도 저렴한 선물로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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