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생명 줄여 어머니 볼 수만 있다면"
화면 가득히 보이는 누런 편지지 한 장. 그 안엔 삐뚤빼뚤한 글씨가 춤을 춘다. 마치 초등학생이 쓴 위문편지만 같다.
이제 쉰이 넘어버린 이홍렬이 들고 온 편지는 다름 아닌 그의 어머니가 쓴 편지. 30년 전 군 생활 시절 글을 잘 모르던 어머니가 그에게 쓴 편지였다.
“글자만 봐도 엄마가 느껴지네요. 제가 계속 얘기를 할 수 있을지 너무 겁이 납니다.”
한 장 가득 어머니의 편지를 읽던 아들은 눈물을 멈추지 못했다. 이홍렬은 물론 정지영 아나운서까지도 이내 눈물바다가 됐다.
웃음의 전도사 이홍렬(51)이 지난 2일 KBS 1TV `낭독의 발견'(수 밤 11:35 연출 오필훈)에 출연해 어머니를 향한 못 다한 사랑과 애처로운 그리움을 낭독으로 전했다.
이홍렬 어머니 그리며 쉴새없이 눈물 흘려
군대를 제대하고 개그맨으로 데뷔하기 전 이홍렬은 암투병 중이던 어머니의 목소리를 몰래 녹음기에 담았고 몇 년 전 이를 다시 CD로 담은 것을 꺼내 들고 나왔다.
“와도 그만 가도 그만, 방랑의 길은 먼데 충청도 아줌마가 한사코 길을 막네” 어머니의 노래가 방송을 타고 울려 퍼지자 “드디어 우리 어머니가 매스컴을 탔네요”라며 아들은 씩씩하게 박수를 쳤다.
이홍렬은 이어 지난 1998년 발표했던 음반 중 어머니를 그리며 하루만 곁에 있어달라고 쓴 노랫말 '어머니'도 낭독했다.
“하루만 날 위해 머물러 줘요. 단 하루 기회를 줘요.”
이홍렬은 모든 자식들이 다 그렇겠지만 “내 수명이 단축되더라도 딱 하루만 볼 수 있었으면 그런 생각 해봐요”라며 애절한 마음을 드러내기도 했다.
방송 후, 시청자들 눈물의 어머니 사연 줄이어
이홍렬의 애절한 사모곡을 지켜본 시청자들도 각자의 절절한 사연을 'TV 문화지대' 게시판에 담았다.
병상에 계신 아버지를 간호하고 있는 시청자 백선준씨는 “그렇게 서럽게 울지 않았던 제가 잠시 책을 보다 지나가면서 본 이홍렬씨의 눈물에, 그 사연에, 어머니의 노랫소리에 바닥에 주저앉아 연신 큰소리로 울어버렸습니다”라며 글을 올렸다.
박영애씨도 “나의 어머니의 글씨였고 노래였기에 주르륵 소리 없이 흐르기만 했고 꾸밈이 없는 진실한 시간이여서 더욱 감명 깊었습니다”고 사연을 전했고 정혜진씨도 “이홍렬씨가 어머니를 기다리듯 단 하루가 내게도 마법같이 느껴지기 전에 '엄마 사랑해요'라고 들려드리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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