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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은 부르고 액은 쫓고

정월대보름 밝히는 임실 필봉굿

 

마을 어귀에 장승을 세워 복을 부르고 액을 쫓는 임실 필봉굿이 올해도 어김없이 정월 대보름을 재촉한다.

 

‘2005 필봉 정월 대보름 판굿’이 19일 오후 1시부터 임실군 강진면 필봉마을에서 펼쳐진다.

 

올해로 스물 네번째 여는 정월 대보름 판굿의 주제는 ‘푸진 굿, 푸진 삶’.

 

한바탕 맺고 푸는 가락에 어깨춤이 ‘둥실둥실’, 한 해 소망을 비는 사람들의 마음도 한결 푸지다.

 

이날 오후 1시 필봉마을 동청마당에서 ‘기굿’을 시작으로 대동 한마당이 막이 오른다. 이어 마을 어귀 당산 나무 아래 ‘당산제’가 치러지고 우물가에서는 ‘샘굿’이 열린다.

 

흥은 더해가 치배와 구경꾼들이 하나되는 ‘마당밟이’를 통해 집안의 액을 털고 복을 비는 기원굿이 펼쳐진다. 어둠이 내려앉은 오후 7시 마을 한복판 산정마당에서 본 행사인 ‘정월대보름 판굿’이 올려진다. 마당에 달집을 피우고 노는 굿판은 불길 속에 흉허물을 던지고 소망을 비는 자리. 달집태우기가 끝날 자정 무렵에는 ‘파접례’로 필봉축제를 정리한다.

 

임실필봉농악보존회가 여는 이번 행사는 보존회를 이끌고 있는 양진성씨가 상쇠를 맡고, 정단원과 준단원 등 출연진만 50여명에 달한다.

 

이밖에 쥐불놀이, 연날리기, 널뛰기, 소지만들기, 신년사주마당 등 다양한 부대 행사들이 마련되며, 부럼나누기, 귀밝이술 마시기, 민속음식 나누기 등 대보름 음식장터도 준비돼 있다.

 

양진환 사무국장은 “보존회가 전통문화체험학교를 개설한 올해는 전통문화와 풍습을 체험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강화했다”며 “신명나는 마을굿 안에서 서로 어우러지는 것은 물론, 즐길거리가 더욱 풍성해졌다”고 소개했다.

 

필봉마을은 산에 둘러싸여 외부와의 교류가 원활하지 못했다. 이같은 지리적 이유 때문에 전통적인 마을 굿 형태를 가장 잘 보존해온 곳으로 손꼽혀왔다. 그래서 마을 굿을 오롯이 간직하고 있는 이곳을 찾아 필봉굿의 진수를 느끼는 방문객만 수 천명에 달한다.

 

전판이, 이화춘 등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필봉농악은 1900년대 좌도지역의 유명한 상쇠 박학삼을 필봉마을로 초대하면서부터 현재와 같은 풍물굿으로 발전해왔으며, 김문숙, 송주호 상쇠가 그 뒤를 이었다. 이후 양순용이 농악단 계보를 잇고 원형 그대로의 전통 마을굿을 화려하게 꽃피웠으며, 현재는 양순용 선생의 아들인 양진성씨가 필봉농악을 지켜나가고 있다.

 

약 300년 이상 전승되어온 것으로 추정되는 임실필봉굿은 지난 1970년 ‘호남좌도 필봉농악’을 보존·계승하기 위해 태동한 임실필봉농악보존회와 마을주민들의 노력 끝에 1988년 중요무형문화재 제11-마호로 지정됐다.

 

"대보름달 보며 소망 비세요" 정월 대보름 맞이 전통놀이 풍성

 

정월 대보름은 일년 열두번 만나는 보름 가운데 가장 큰 달이다. 한 해를 설계하고 소망을 빌어보는 이날은 곧 한 해를 시작하는 날이기도 하다.

 

23일 정월 대보름을 맞아 곳곳에서 액(厄)을 풀고 복을 기원하는 세시풍속이 다채롭다.

 

군산문화원은 19일 오후 2시30분 임피초등학교 교정에서 을유년 대보름을 맞는다. 길놀이와 마당밟기로 시작되는 ‘제15회 정월대보름 풍물한마당’은 군산여상 풍물패와 군산학생연합풍물패 ‘한바라기’, 진포문화예술원 ‘천지음’이 풍물로 마을의 복을 빈다. 투호, 쥐불놀이, 산가지놀이 등 민속놀이와 마을 대항 주민노래자랑도 펼쳐지는 동안 운동장 한 곳에서는 전 부치기와 고구마 구워먹기, 귀밝이술 먹기 등 ‘맛있는 대보름’도 열린다.

 

전라세시풍속보존회는 23일 오후 3시부터 8시까지 전주 다가공원에서 정월 대보름놀이를 연다. 올해로 제13회를 맞는 ‘전주시민을 위한 정월대보름놀이’.

 

부럼·귀밝이 나누기, 널뛰기, 윷놀이, 제기차기, 팽이차기, 줄넘기, 연날기기, 쥐불놀이 등 다채로운 민속놀이가 펼쳐진다.

 

이날 행사에는 ‘정월 대보름날 밤에 다리를 밟으면 일년 열두달 다리가 안 아프다’는 풍속에 따라 다가공원과 완산교를 오가는 ‘다리밟기’가 진행되고, 한해 평안을 기원하는 ‘당산제’가 열린다. 이어 64가지의 점괘로 보는 ‘윷점치기’, 전라세시풍속보존회 회원들이 마련한 ‘각정굿’, 볏단과 솔가지 등으로 둥글게 만든 ‘달집태우기’, 시민들이 한데 어우러져 춤을 추는 ‘강강수월래’ 등이 펼쳐진다.

 

전주전통문화센터에서도 23일 정월 대보름날을 맞아 ‘달집 태우기’ 행사를 갖고, 지난 설 연휴동안 방문객들의 새해 소원을 담은 ‘소원문’을 함께 태울 예정이다. 가슴을 시원하게 뚫어주는 풍물 소리를 들으며 오곡밥과 오곡나물을 나눠먹는 재미도 있다.

 

민족 최대 명절인 설을 맞아 오는 23일 정월 대보름날까지 다양한 전통세시 민속행사로 ‘작은문화축전’을 열고 있는 국립전주박물관은 19일 ‘민속겨루기마당’과 ‘복조리만들기’ 행사를 연 뒤 23일 ‘부럼먹기’, ‘전통문화체험한마당’, ‘임실필봉농악공연’, ‘달집태우기’ 등을 마련한다.

 

정월 대보름을 하루 앞둔 22일 오후 7시30분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모악당과 놀이마당에서는 도립국악원과 새터민(탈북) 예술인으로 구성된 평양민족예술단이 꾸미는 ‘정월대보름맞이 남북통일예술제’가 열린다. 초대권은 소리전당 모악당 매표소에서 평일 오전 10~12시, 오후 1시~5시 교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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