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파도' 전주시사회 순창 출신 영화배우 이문식
“선남선녀만 주연하는 줄 알았는데, 저 같은 사람도 주연을 맡는 걸 보니 세상이 많이 좋아졌어요. 개런티나 현장에서 대우 등 주연이 돼보니 기분 좋은 일이 많더라구요.”
대마와 노파들만 사는 섬 ‘마파도’(감독 추창민). 3일 오후 전주CGV에서 열린 ‘마파도’ 시사회를 찾은 순창 출신 영화배우 이문식이 흥분했다. 10년 만에 맡게된 주연이기 때문이다.
“주연을 맡게됐지만 투자가 없어 작품이 취소됐던 적도 있었고, 단역으로 출연했던 영화의 감독님은 저를 아예 못 알아보는 에피소드도 있었죠. 일단 주연이 되고보니 해냈다는 생각에 뿌듯하기도 하지만, 책임감과 부담감이 더 큰 것 같아요.”
“조연일 때는 상대배우가 한두명이었지만, 주연의 자리에 서니 많은 사람들과 교감을 나눠야 했다”는 그는 “역시 주인공은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첫 주연의 소감을 털어놓았다.
이 영화의 매력은 몸을 사리지 않는 이문식의 코믹연기. 재래식 화장실이 폭발하는 장면이나 벌집의 꿀을 먹다 3천마리의 벌에 쏘이게 되는 장면 등은 그가 꼽은 명장면이다. “얼굴이 안되니까 몸을 던질 수 밖에 없었다”는 장난스러운 웃음도 화면에서 보던 그대로였다.
“욕쟁이할매 진안댁으로 나오는 김수미 선생님도 고향이 군산이에요. 촬영 중에는 욕쟁이할매한테 욕도 많이 얻어먹고 맞기도 많이 맞았지만, 사실 저를 많이 챙겨주셨어요.”
‘자신과 몽타주가 다른’ 건달 재철 역의 이정진과 여운계, 김을동, 김수미, 김형자, 길해연 등 엽기적인 다섯 할머니와의 무임금 노동 사역기를 그린 ‘마파도’. 비리형사 충수 역의 이문식은 “‘마파도’에서는 나쁜 사람이 없다”며 “돈과 지위를 떠나 인간 대 인간으로 만나면 모두가 똑같다는 따뜻한 영화”라고 소개했다.
“어떤 연기든 누구에게나 영향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배우에게는 책임감이 주어진다고 생각해요. 연기란 결국 가상인물에 가까이 가는 것이겠지만, 죽기 전 제 연기에 한 번 만족해 보고 싶습니다.”
코믹한 캐럭터가 전공이지만, 사실 전주고 재학 시절까지만 해도 그는 ‘집안의 11대 종손으로 공부만 하는 보수적인 모범생’. “탈렌트가 되기위해 술과 담배를 배우고 놀기 시작했다”는 그는 멜로와 스릴러 연기도 도전하고 싶다고 말했다.
“어머니와 동생이 흑석골에 살고있어 명절 때마다 전주를 찾고있다”는 그는 “학창시절 명화극장에서 ‘무릎과 무릎 사이’를 봤던 기억이 있다”며 전주의 극장가 많이 변했다고 말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초대배우로 일찌감치 예약돼 있는 그는 “전주영화제가 해를 거듭할 수록 성장해 국제적으로 명성을 쌓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예정에 없었던 전주 시사회에 망설임없이 내려온 그는 팬 사인회와 무대인사를 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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