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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모녀의 '아름다운 추억 만들기'

엄마와 딸이 나란히 무대에 올라 "우리위해 만들어진 무대같아요"

노아 부인 역을 맡은 강명화씨와 토끼역의 백다연양. ([email protected])

"다연아, 한눈 팔지마고, 지휘자 선생님을 지켜봐야지."

 

"엄마때문에 웃겨서 못하겠어. 정말 술 취한 사람 같애."

 

어른과 어린이 등 50명이 넘는 출연진 모두 오디션을 통해 배역에 캐스팅된 ‘노아의 홍수’에는 특별한 주인공이 숨어있다.

 

노아 부인 역을 맡은 강명화씨(41)와 동물(토끼) 역의 백다연양(10·진북초4). 종교적 색채가 짙은 무거운 소재를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게 천진난만한 아이들의 시선으로 재각색된 가족 오페라 무대에 엄마와 딸이 나란히 섰다.

 

2일 오후 3시 전주대 예술관 중강당. 텅빈 객석 앞 무대는 닷새 앞으로 다가온 공연을 앞둔 ‘노아의 홍수’ 리허설이 한창이다. 시간이 맞이 않아 따로 연습해온 어른과 어린이 배우들이 한 자리에서 호흡을 맞춰보는 시간이다.

 

“평생 잊지 못할 아름다운 추억을 남기고 싶어요.”

 

원광대 성악과를 졸업하고 고등학교 교사로 7년간 교직에 몸담았던 강씨는 둘째 아이 다연이를 출산하면서 부터 전업주부로 돌아갔다. 지난 88년 호남오페라단의 ‘춘향전’ 무대에 서기도 했던 그는 자녀 육아 때문에 중도 포기했던 음악 열정을 교회 성가대를 통해 표출하곤 했다.

 

“나이 마흔이 넘어 다시 무대에 선다는 것은 꿈에도 생각치 못했어요. 그것도 딸하고 나란히 출연하게 될 줄은….”

 

레슨을 하는 엄마 곁에서 줄곧 따라 부르던 다연이에게 특별한 경험을 하게 하기 위해 오디션 장을 찾았다가 남편의 권유에 못이겨 그 자리에서 오디션 신청을 했던 강씨였다.

 

“이만한 ‘가족 오페라’가 또 있을까요. 우리 가족을 위해 만들어진 무대 같아요.”

 

이들에게 둘만의 대사는 없지만, 나란히 한 무대에 서 4곡 정도를 합창하게 된다. 강씨와 다연이가 출연하는 이번 공연 덕분에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는 친지들이 다 모이게 됐다.

 

다연이도 무대에 선 엄마의 모습이 마냥 신기하기만 하다. 처음에는 모든 게 낯설고 거부감마저 들었지만, 곁에서 응원하고 격려해주는 엄마 덕택에 자신감을 찾았다. “평소 볼 수 없던 술 취한 엄마 모습만 떠올리면 웃음이 나요. 그래서 더욱 재밌어요.”

 

딸과 함께 출연하는게 더 없이 기쁘다는 강씨는 교육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는 ‘노아의 홍수’가 아이에게 교훈이 되고, 평생 잊지 못할 추억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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