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박한 세상, 철철 넘치게 따라주는 막걸리 한 사발 걸치고 약간의 취기에 기대 큰소리 치는 호기도 부려보고 싶다. 좋은 막걸리는 단맛, 신맛, 쓴맛, 떫은맛이 잘 어울려 감칠맛이 나니 희노애락이 섞여있는 인생과도 같다.
한옥마을, 이 곳은 아직도 사람냄새가 풍긴다. 나즈막한 한옥이 그렇거니와 남루한 막걸리집이 아직 남아있기 때문이다.
전주전통술박물관(관장 김병수)이 ‘한옥마을 막걸리지도’를 펴냈다.
동문네거리를 중심으로 멀게는 기린로 주변까지, 옛 인심과 맛을 30년째 간직하고 있는 막걸리집을 샅샅이 훑었다.
‘친한 친구’를 뜻하는 순우리말 ‘아띠주점’, 주인 아주머니가 금방이라도 뛰어나와 맞아줄 것만 같은 ‘대장군왔소’. ‘경원집’ ‘완산주막’ ‘풍남주점’ ‘동부집’ 등은 멋 부리지 않고 평범하게 붙인 이름이 더욱 친근하게 느껴지는 곳이다.
술박물관이 엮은 막걸리집은 모두 스무곳. 과거 전주 시민들의 삶의 공간이었던 곳이다. ‘한옥마을 막걸리지도’는 술박물관 홈페이지(www.urisul.net) ‘전통술 산책’을 클릭하거나 술박물관에서 구할 수 있다.
사라져가는 동문거리 내 막걸리집과 우리 전통술을 지키기 위해 ‘한옥마을 막걸리지도’를 제작한 술박물관은 ‘막걸리 동창회’와 ‘봄기운 가득 일일 주막’도 열고있다.
매달 둘째주 토요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진행되는 ‘막걸리 동창회’는 점차 줄어가는 동문사거리 내 막걸리집을 찾아가는 술시음회다. 동창회나 동호회 등 단체를 대상으로 접수를 받고있는 ‘막걸리 동창회’는 70∼80년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통기타 라이브연주도 함께 한다.
봄을 맞아 새롭게 시작한 ‘봄기운 가득 일일 주막’은 매달 넷째주 토요일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열린다. 맛깔스런 파전과 두부김치 등을 안주 삼아 술박물관에서 전통 그대로 빚은 청주와 막걸리를 맛볼 수 있다. 누구나 참여할 수 있으며, 술값은 ‘성의껏’ 계산하면 되는 부담없는 자리다. 063) 287-6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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