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청, 신흥고 강당 등 25건 등록 예고
전통과 현대를 이어주는 근대. 오늘과 내일을 이어주는 중요한 시기에 만들어진 근대문화유산은 우리의 문화와 역사를 반영하고 있는 소중한 사료다. 그러나 일제 강점기 치욕의 역사로 인식돼 외면되거나 급속한 경제성장에 따른 개발 논리에 밀려 그 흔적이 사라질 위기에 처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문화재청(청장 유홍준)이 전북지역 10개 시·군에 남아있는 근대문화유산 25건에 대해 문화재 등록을 예고, 우리 지역 근대문화유산에 대해 정당한 가치를 부여하고 재조명하는 기회가 마련됐다. 근대문화유산들이 제대로 보존받지 못한 채 훼손되고 사라지고 있는 현실에서 역사적 가치가 있는 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 방안이 세워지는 통로를 확보한 것이다.
1900년 전라지역 최초의 근대교육 시설로 설립돼 지역 내 항일민족운동의 상징적인 건물인 ‘전주신흥고등학교 강당 및 본관 포치’, 일제강점기 한국인 사업가 김연수가 대규모 간척사업을 성공적으로 완수하고 세운 ‘고창 삼양사 해리농장 사무소’, 근대기 한국에서 개창된 익산시 신용동 ‘원불교 익산성지’, 일제강점기 미곡, 토지, 미술품 등 경제·문화 분야의 수탈사를 보여주는 ‘군산 구 시마타니 농장 귀중품 창고’와 ‘구 장기십팔은행(長崎十八銀行) 군산지점 및 창고’ 등을 비롯해 ‘전주 구 박다옥(博多屋)’ ‘전주 다가동 구 중국인 포목상점’ ‘전주 중앙동 구 삼성 전당포’ ‘정읍 신태인 구 도정공장 창고’ ‘구 고창고등보통학교 강당’ ‘구 부안 금융조합’ ‘군산 구 옥구합동주조장’ ‘군산 신흥동 구 히로쓰(廣津) 가옥’ ‘군산 해망굴’ ‘익산 구 이리농림학교 축산과 교사’ ‘익산 중앙동 구 삼산의원’ ‘익산 구 익옥수리조합 사무소 및 창고’ ‘익산 함열주조장’ ‘김제 증산법종교 본부 영대 및 삼청전’ ‘김제 구 백구 금융조합’ ‘김제 신풍동 아리따(宥田) 설계 가옥’ ‘임실 오수망루’ ‘장수 천주교회 수분공소’ ‘장수 호룡보루’ ‘진안 전영표 가옥’ 등 한국의 근대 교육·산업의 발달사를 엿볼 수 있는 문화유산 25건이 등록문화재 대상으로 포함됐다.
‘근대문화유산 목록화 및 조사보고서’를 발간하는 등 지역의 근대문화유산을 보존하기 위해 노력해 온 전북도는 지난해 전주신흥학교 강당 등 40여건의 등록문화재 지정을 문화재청에 신청했다. 이번 등록예고는 전북도가 요청한 근대문화유산을 대상으로 문화재청이 지난해 10월 실사하고 문화재위원회의 검토를 거쳐 지역적 특색이 강하고 문화재적 가치가 높은 것을 지정예고한 것이다.
홍승재 원광대 건축학부 교수는 “전북에는 질적·양적으로 중요한 근대문화유산이 많이 남아있지만, 급속하게 훼손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문화재 등록예고를 통해 가치있는 근대문화유산에 대한 체계적인 보존방안을 기대할 수 있게 됐으며, 나아가 이를 근대 역사의 흔적으로 적극적으로 활용할 수 있는 방안도 연구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화재청은 30일간의 등록예고 기간 동안 문화재 소유자와 관리자 등 이해관계자들의 의견을 수렴, 문화재위원회의 최종심의를 거쳐 6월 중 문화재로 정식등록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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