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응모 784건에 전주시립극단 등 10곳 그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지역 문예회관들이 복권기금 후원을 받아 무대에 올리는 ‘지방문예회관 특별공연 및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이 도내 예술단체들의 저조한 참여 속에 ‘외부 독식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
사업시행 초기 홍보와 정보력 부족이 주 원인이지만, 도내 예술단체들의 안일한 준비도 문제점으로 지적되면서 지역 문화예술계의 발빠른 대응전략이 요구된다.
지방문예회관 특별공연 및 문화예술 교육프로그램 개발 지원사업은 문화관광부가 지방문예회관의 운영을 활성화하고 지역주민의 문화향수권 신장을 위해 문예회관에서 운영될 공연 및 예술교육프로그램을 미리 선정, 복권 기금을 통해 지원해주는 사업.
문광부는 지난해 말부터 올 초까지 전국의 문화예술단체를 대상으로 공모, 공연 프로그램 104건,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93건 등 197건을 선정했고, 다시 이들 프로그램을 대상으로 지방문예회관의 유치 신청을 받아 지원사업을 확정했다.
지원금은 적게는 50%에서 많게는 100%까지 지원되는 수준.
그러나 공연 및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공모에 참여한 도내 문화예술단체는 전주시립극단, 창작극회, 인형극단 까치동, 명태, 김경주 자미수현현무용단, 호남오페라단, 남원시립국악단 등 10개 안팎에 불과해 전체 응모 건수 784건에 비해 지역의 참여율은 극히 저조했다. 게다가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분야에서만 창작극회의 찾아가는 장애인 연극체험 ‘반쪽 연극놀이’와 인형극단 까치동의 ‘인형창극과 함께하는 소리길 찾기’ ‘한지랑 놀자’ 등 2개 단체가 선정되었을 뿐, 공연 프로그램의 경우는 단 한건의 성과도 올리지 못했다.
때문에 한국소리문화의전당 등 도내 문예회관에 올려질 공연물은 외부 예술단체들에 의해 사실상 장악(?)됐다.
이번 지원사업에 총 13건이 선정된 소리전당의 경우, 자체 기획제작 프로그램 2건을 제외한 11건 모두 타 지역 예술단체와 기획사가 제작하는 것들이다. 정읍시예술회관, 김제문화예술회관, 무주예체문화회관 등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지역 문화예술단체가 배제된, 일종의 ‘문화소외현상’이 또다시 재현되고 있는 셈이다.
소리전당 공연·전시기획팀 김동영씨는 “도내 예술단체가 제작하는 공연 프로그램이 전무했던 실정에서 따로 배려할 여지가 없었다”면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의 경우도 지역 선정작을 응모했으나 후순위에 밀려 유치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외부 독식 현상’이 부각되면서 지역문화계에서는 정보 접근력이 취약한 환경과 사전 정보를 얻지 못한 채 공모에 참여하거나 일단 ‘내고 보기식’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자성론이 일고 있다.
인형극단 ‘까치동’의 정경선 기획실장은 “다른 지역의 예술단체들이 꾸준히 작품 개발에 여념이 없는 반면 지역에서는 공모 계획이 발표되고서야 촉박하게 준비해 응모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며 “도내 예술단체들의 철저한 기획과 공모 준비가 아루어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 실장은 또 “중앙 문예진흥기금지원이나 무대공연작품 제작지원 등이 서울 편향적인 것에 반해 이 사업은 경쟁력을 갖춘 지역단체들의 숨통을 트여주는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면서 “도내 예술단체들이 이 지원사업을 활용할 수 있는 전략을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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