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 문을 열었을때 만해도 ‘전주문화영재캠프’는 이름조차 생소했다. 2003년 문을 열었으니 올해로 3년째. 길지 않은 연륜에도 초창기의 ‘낯섬’은 완전히 반전됐다.
2003년과 2004년 전주문화영재캠프 정규 프로그램을 거쳐간 참가자는 5천5백여명. 올해는 26개학교에서 참가 신청을 해 예정되어 있는 참가자만도 5천명에 이른다. 문화영재캠프에 대한 인식이 확산되면서 참가 학교가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높아진 인기를 증명하는 예다.
매주 두차례에 걸쳐 실시되는 영재캠프는 전주시내 초등학교 4학년을 대상으로 한다. 1기에 참가할 수 있는 어린이들은 100명 정도. 50회 캠프가 한해동안 열리는 셈이다.
적지 않은 규모지만 전주 시내 60개 초등학교 중 참여할 수 있는 학교는 50%에도 못미치는 수준. 문화영재캠프에 대한 관심과 기대가 높아지면서 미처 참가 신청을 하지 못한 학교나 학부모들의 원성도 높아졌다. 그러나 현재 여건으로서는 확대하는 일이 불가능하다. 그만큼 문화영재캠프를 운영하는 전주정보영상진흥원의 부담은 더욱 커졌다.
부정기적으로 운영하는 테마캠프 등을 만들기도 했지만 캠프 참가를 원하는 아이들을 모두 받아들이기에는 역부족. 즐거운 비명이다.
문화영재캠프의 교육내용은 어린이리더십-F1레이싱-로봇교실-컬러파티-한옥만들기-한옥마을투어 등 여섯개 프로그램. 프로그램마다 특별한 교육내용을 갖고 있는 그만큼 목적과 성과가 다르다.
‘어린이리더십’은 자신의 가치를 발견하고 시간관리 및 미래의 자아상과 목표를 위한 자기 관리 기법학습을 배우며 사회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생각해보는 인성교육프로그램. 아이들 스스로 자신을 들여다보게 하는 이 프로그램을 체험한 아이들은 문화영재프로그램이 특별히 제안한 ‘삶길바대’(어떤 모습으로 살고자 하는지를 그려놓은 내 삶의 평생지도)를 새로운 과제로 안게된다. 이를테면 의미있는 일기 쓰기의 새로운 형식을 섭렵하는 과정이다.
‘F1레이싱’은 캐드(CAD)를 이용한 자동차 디자인, 목각차량 제작, 경주대회를 통해 새롭고 과학적인 시각으로 자동차의 속도와 디자인의 관계에 대해 학습하는 시간. 남자 아이들이 특히 좋아하는 이 시간에는 각자 가장 멋진 자동차를 상상해 그림으로 그려낸다. 예술적 상상력과 과학적 사고가 결합해 그려내는 자동차 그림은 아이들의 기발한 아이디어와 순수한 미감이 그대로 반영된다.
로봇교실은 교육적 흥미를 위해 경기용 로봇으로 로봇축구대회를 개최하는 프로그램. 빛과 색의 실체를 알아보는 ‘컬러파티’는 감성적 사고와 체험을 연계해 예술적 상상력을 종합해낸다. 역시 아이들의 상상력이 최대한 발휘된다.
아이들이 가장 낯설어하면서도 우리 것에 대한 이해를 높이고 자긍심을 갖게 되는 프로그램은 ‘한옥만들기’다. 전주 전통문화센터의 혼례관 ‘화명원’을 모델로 한 모형 한옥을 블록 형태로 제작해 맞추로 완성해나가는 작업인데 아이들의 호응이 기대 이상으로 높아 “나중에 크면 꼭 한옥같은 멋진 집을 짓고 살겠다”는 아이들도 심심찮게 나온다.
‘한옥마을 투어’는 올해 새롭게 합류한 프로그램. 자신들이 만들어 본 ‘화명원’을 실제로 답사하는 현장교육에서 아이들은 우리 것에 대한 이해를 더욱 새롭게 하게 된다.
아이들 못지 않게 문화영재캠프를 참관한 부모들의 호응과 관심도 높다.
11일과 12일 프로그램에 참가한 한들초등학교 4학년 서금조 엄마 안희복씨(43)은 “아이에게 이런 프로그램을 체험할 수 있게 한 것이 무엇보다도 즐겁다”고 말했다.
“다른 아이보다 창의성이 있고, 글쓰기에도 재능이 있는 것 같아 내심 눈여겨보고 있었다”는 안씨는 “4학년 단계에만 머무르지 않고 진전된 프로그램을 개발해 연차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운영”을 제안했다.
문화영재캠프는
전주시의 전주정보영상진흥원(원장 이경근)이 운영하는 전주문화영재캠프는 2003년 문을 열었다. 2002년에 설립, 관심을 모았던 KAIST Art & Science 영재연구센터가 모체.
참신한 아이디어의 시도와 다양한 도전을 허용하는 질높은 콘텐츠과 교육환경을 바탕으로 문화영재교육의 활성화와 기반조성, 문화영재교육 전문교사의 체계적 양성 시스템 구축이 목표다.
영재교육프로그램은 전국적으로도 다양하고 폭넓게 개발되어 운영되고 있지만 자치단체에서 문화영재분야의 교육캠프를 여는 것은 전주문화영재캠프 단 한곳 뿐이다.
대상은 초등학교 4학년. 전주시의 초등학생만을 대상으로 한다. 영재캠프는 온라인상에서도 관심이 뜨겁다. 온-오프라인을 함께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특징. 현장에서 배운 프로그램은 언제든 인터넷으로 다시 복습하고, 재학습할 수 있어 아이들의 참여가 높다.
문화영재캠프는 운영규모 확대와 새로운 프로그램 개발이 과제다. 기대와 관심이 높아진 그만큼 역할 강화를 요구받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60개 초등학교 중 50%에 못미치는 학교만 참가 할 수 있는 운영 규모의 확대는 특히 절실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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