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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 전주국제영화제] "아이 성장과정 일기죠"

영화의 거리서 만난 황선희 감독과 딸 버들이

“다운증후군을 앓고 있는 아이의 모습을 비디오에 담으며 나는 우리 아이를 얼마나 잘 대변했으며 살만한 세상을 위해 얼마나 노력했는지 반성했어요. 사적인 이야기도 힘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용기를 가지고 내 아이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울타리 넓히기> 의 황선희 감독(51)과 딸 버들이(24). “영화로 만든 것이 아니라 내 아이의 성장과정을 기록한 사적인 일기였다”며 ‘감독’이란 말을 어색해 하는 그는 정신지체와 지체장애를 안고있는 버들이의 엄마였다.

 

“이미 버들이를 내 아이로 받아들였기 때문에, 버들이를 세상에 내놓는 것이 두렵지는 않았어요. 아이와 항상 함께 있었기 때문에 자연스러운 일이었죠.”

 

임신 중 감기약을 먹게됐지만 위험을 무릅쓰고 낳은 버들이. 황감독은 “처음에는 겉으로 버들이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척 하면서 안으로 많이 앓았다”고 고백했다.

 

“버들이도 카메라를 들이대면 좋아해요. 혼잣말을 하던 습관도 없어지고, 마이크를 대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풀어놓지요.”

 

<울타리 넓히기> 에필로그는 버들이때문에 만들어졌다. “엄마, 나 할 말 있어”란 한 마디에 엄마는 카메라를 꺼내들었고 버들이는 속마음을 털어놓았다.

 

버들이가 혼자 지하철을 타는 과정을 그린 <세 정거장> 을 제작하기도 했던 황감독은 “이동이 자유롭지 못한 장애인들이 3년이 지나면 복지관을 옮겨야 하는 어려운 현실을 담고싶다”고 말했다.

 

전주기전여고에서 역사를 가르치다 결혼과 함께 서울에서 생활하고 있는 황감독은 참교육을 위한 전국학부모회와 영상 강좌, 장애인 미디어 교육에 꾸준히 참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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