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극영화가 직업이 될 수는 있지만, 실험영화는 직업이 되기 힘든 것 같아요. 주관적인 것들을 표현하려고 하는 개인의 욕망 속에서 출발하기 때문이겠죠.”
비평가는 “어떻게 밥벌이를 하느냐”고 물었고, 실험영화를 하는 감독은 “이러 저러하게 생계를 유지한다”고 답했다.
‘씨네 다이어리’로 묶인 다섯명의 감독들, 김종관 김현필 서원태 윤성호 허기정. 감독과 관객, 비평가가 한자리에서 만난 ‘한국단편 세미나-씨네 다이어리:영화로 말하기’에서 이상용 비평가는 “한국 독립영화 또는 상업영화들이 어떤 공식적인 것을 담으려고 한다면, 이 감독들은 주관성이 강하게 드러나는 작품들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2일 오후 6시30분 메가박스 8관)
비평가들이 올해 새로운 영화적 흐름으로 주목한 ‘씨네 다이어리’는 한국 단편영화의 중요한 경향으로 떠오르고 있는 자기고백적인 일기 형태의 영화들. 시각적 경험의 주관성이나 지극히 개인적인 에피소드 등 자의식을 정면에 내세우거나 또는 숨겨놓았다. 이명인 평론가는 “영화는 자신이 경험한 것, 자신이 모순으로 체득한 것을 더 쉽게 발화하기 마련”이라며 “이들의 등장은 외면하고 비판할 수만은 없는 동세대의 감각”이라고 말했다.
비평가와 관객들은 “이왕 개인에게 침잠해 들어갈 것이면 어정쩡한 자세 말고 보다 확실하게 파고들 것”을 주문했다.
"단편영화 다양한 형식이 공존했으면"
“개인적으로 단편에서는 아주 다양한 형식의 영화들이 공존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전주영화제 ‘한국 단편영화의 선택’부문에 ‘영재를 기다리며’와 ‘폴라로이드 작동법’을 내놓은 김종관 감독(30)은 “비슷한 경향을 띠고 있는 이야기 구조와 영화분위기에 이제 변화를 주고 싶다”고 계획을 밝혔다.
디지털을 통해 자신을 들여다보는 일기 형식의 영화로 주목을 받아온 김감독은 “저예산으로 만들고 싶은 작품을 만들 수 있고 연기자들과 밀접하게 작업할 수 있어서 좋다”고 디지털의 장점을 이야기했다.
김감독은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와 전주국제영화제·미쟝센 단편영화제등 각종 영화제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 한국 단편 영화계의 기대주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폴라로이드 작동법’에 대해 그는 “하룻동안의 작업을 통해 첫 사랑에 대한 감정을 편안하게 담아냈다”며 “영화에는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폴라로이드 카메라에 대한 애착과 소중한 추억들에 대한 아쉬움이 녹아있다”고 설명했다.
김감독은 김성호·민동현 감독과 함께 광복 60주년 기념 디지털 옴니버스 영화에 참여한다. 독립영화 배급사인 인디스토리가 광복 60주년이 갖는 의미와 가치를 담아내기 위해 기획한 프로젝트다.
다음달 촬영에 들어갈 계획으로 시나리오 작업중이라는 김감독은 “개인적 이야기를 확장시켜 광복 이후 세대간의 갈등을 그려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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