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축제의 거리 '루미나리에'
축제의 도시 전주에 밤마다 오색 찬란한 회랑(回廊)이 생겨나고 있다.
전주시가 고사동 영화의 거리와 걷고 싶은 거리에 설치한 ‘루미나리에’(빛의 축제)다. 루비와 사파이어·에메랄드등 각종 보석을 닮은 꼬마 전구가 촘촘하게 만들어낸 환상적인 조명예술은 축제의 밤 또다른 거리의 잔치를 만들어냈다.
발광 다이오드(LED·Light Emitting Diode)로 특수 제작된 조형물이 영화의 거리를 터널로 만들어 놓은 것. 축제 분위기를 조성하고 구도심에 활력을 불어넣자는 취지다.
축제의 빛에 끌려 나온 영화 마니아들의 표정이 훨씬 환해졌다. 이색 복장을 한 거리의 악사들은 따로 조명이 필요없다. 추억을 남기기 위해 카메라를 들고 포즈를 취한 젊은 연인들에게 빛의 터널은 더할나위 없는 배경이다.
‘빛의 축제’로 번역되는 루미나리에(Luminarie)는 빛·조명 등을 뜻하는 이탈리아 말에서 따왔다. 16세기 이탈리아 밀라노에서 빛을 이용, 거리를 화려하게 장식하던 종교의식에서 유래됐다.
국내에서도 서울 루미나리에 행사에 이어 최근 충북 오창 유채꽃 축제장에서 야간 조명쇼가 펼쳐져 관람객들의 눈길을 잡았다.
전주에서는 당초 지난달 26일 밤 점등식을 가질 예정이었으나 현장에서 차질이 발생, 행사가 하루 늦춰지는 우여곡절을 겪기도 했다.
그러나 영화 마니아들과 영화인·관객들을 가장 먼저 반겨준 불빛의 향연은 호평을 얻기에 충분했다.
루미나리에는 영화제가 끝나는 오는 6일까지, 오후 8시부터 매일 4시간씩 불을 밝힌다.
전주 구도심 1km 이상에 걸쳐 설치된 루미나리에를 위해 꼬마전구 약 12만개가 사용됐다.
구도심에 희망의 빛을 밝힌 루미나리에는 8000만원을 들여 임대형식으로 설치됐기 때문에 축제가 끝나면 모두 철거될 예정이다. 전주시는 축제 이후에도 당분간 철거하지 말아달라는 주변 상인들의 요청에 따라 8일까지 존치시키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전주시 정보영상과 담당자는 “영화보다 루미나리에를 보기 위해 전주를 방문한 외지인도 있다”며 “도심 길거리에서 열리는 루미나리에는 전주가 처음이고 최근 거제시에서 문의가 올 정도로 반응이 좋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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