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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상의 세계 동심의 나라로

도립미술관 기획전 '미술관 속 동물원'

4일 도립미술관 기획전 '미술관 속 동물원'을 찾은 어린이들. 설치작품이 신기한듯 즐거워하고 있다. ([email protected])

“지나치고 안 봐주면 작품도 화가 나요.”(김주호 作 ‘나 화났다’)

 

작품들이 말을 걸어왔다.

 

옛날 이야기 속 호랑이가 날아가는 새를 향해 펀치를 날리고, 깜빡 잠이 든 사이 책 속에서는 정말 ‘책벌레’가 기어나왔다. 총명공주와 튼튼왕자가 봄나들이를 오는 곳. 아이들의 해맑은 웃음 조차 또하나의 작품이 되어버리는 ‘미술관 속 동물원’이 유쾌하다.

 

전북도립미술관(관장 최효준)이 가정의달을 맞아 어린이와 가족을 위한 기획전 ‘미술관 속 동물원’을 29일까지 열고있다.

 

4일, 어린이날을 하루 앞두고 찾아간 도립미술관에는 큰 꿈을 찾는 아이들이 있었다. 주방용품, 솥뚜껑, 나뭇가지, 플라스틱 조각, 악기, 천, 목재 등 버려진 폐품들의 화려한 변신을 보며 아이들은 까만 눈동자를 반짝였고, 세모난 바람을 일으키는 트라이앵글 소리에는 귀를 기울였다.

 

전기밥솥이 머리가 되고 냄비가 튼튼한 다리가 된 로봇 ‘만능요리박사’는 무게있는 작업을 해온 중견작가 임옥상씨의 작품이어서 더욱 새롭다. 임씨는 포크와 나이프, 숟가락으로 물고기를 만들어 밥상에서 먹어 치워버린 불쌍한 생선도 예쁘게 부활시켜 놓았다.

 

눈 달린 똥과 소화기로 만들어진 펭귄, 달콤한 빵 등 재밌는 이야기를 들려주는 작가들은 임옥상 고보연 김영란 임현채 정현민 이일순 이송선 최정현 김진송 송필 박형규 권기수 윤여일 임택준 한선현 한숙 서희화 김주호 이석영. 아이들과 눈높이를 맞추기 위해 자세를 한껏 낮추고 마음을 활짝 열어놓은 이들이다.

 

‘반쪽이’ 시리즈의 만화가 최정현씨가 꾸민 ‘반쪽이의 고물 동물나라’는 아이들은 물론, 어른들에게 더욱 의미있는 공간. 키보드 자판을 붙여 만든 코브라와 마우스로 만든 쥐 ‘네티즌 1’은 사이버상의 무질서와 위험성을 상징하는 작품. 화장실 압축봉으로 만든 국회의사당 ‘국회’와 지랄탄과 최루탄으로 만든 새를 새장 속에 가둬놓은 ‘짭새’는 작가와 어른들간의 은밀한 대화다.

 

‘미술관 속 동물원’은 눈을 먼저, 그리고 마음을 즐겁게 한다.

 

아이들 앞에는 흥미진진한 상상의 세계를 펼쳐놓고, 어른들에게는 순수한 동심의 세계를 되찾아주는, 그것이 바로 예술의 힘이다.

 

도립미술관의 어린이날은 더욱 신이 난다.

 

딱딱한 학교 교육에서 벗어나 실제 생활 속에서 움직임에 대한 이미지를 느낄 수 있는 선명희씨의 퍼포먼스 ‘기억 속의 놀이’와 제31회 전주대사습놀이 전국대회에서 판소리 명창부 장원을 차지한 왕기석 명창의 ‘어린이를 위한 우리 소리’가 마련된다. ‘어린이를 위한 우리 소리’는 판소리에 대한 해설과 동요를 판소리로 바꿔 불러보는 시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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