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렵게 쌓아온 전주종이문화축제의 정체성에 빨간불이 켜졌다.
지난해 전주한지와 종이축제의 정체성을 담아낸 축제로 긍정적 평가를 받은 종이축제가 올해는 산업화에 대한 지나친 부담으로 제 빛을 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스타성만을 의식한 홍보대사 위촉 등도 오히려 종이축제 이미지에 부정적이었다는 비판이 높았다.
2005전주종이문화축제가 9일까지 계속되는 일부 전시행사만을 남겨둔 채, 체험행사와 일부 기획전을 마쳤다.
올해 종이축제는 같은 기간 열린 풍남제와의 메인무대 공동사용으로 전주 문화축제 간 연대하고 경비를 줄인다는 차원에서 의미있는 시도로 평가받았지만, 풍남제와의 경계를 분리하지 않아 독립된 축제로서 차별화에 성공하지 못했다.
산업화에 초점을 맞춘 올해, 현대생활 속에서 한지의 활용 가능성을 모색한 ‘웰빙관’과 학술대회 ‘전주종이문화축제의 문화사업적가치’ 등이 산업화를 위해 기반을 다지는 작업으로 긍정적 평가를 받았으나 한지가 대중화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나치게 산업화를 기대하는 것은 무리라는 교훈을 얻었다.
태조로를 따라 늘어선 부스들이 체험 행사 외에도 판매형 부스, 음식 판매 부스, 외부공연 등이 열려 종이와 관계 없는 행사를 대폭 축소하겠다는 당초 취지를 무색케 했고 오히려 한옥마을의 공간성을 부각시키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지의 현대적 활용 방안에 무게를 둬 한지의 전통적 활용에는 소홀했다는 아쉬움과 외국인 통역 부족, 야간 행사 부족 등의 운영상 문제점도 남겼다.
종이축제 일원으로 치러졌던 한지패션쇼와의 관계 정립 또한 중요한 과제로 주어졌다. 지난해 부터 예산이 분리됐던 한지패션쇼는 올해 공개적인 절차없이 ‘한지패션대전’으로 독립돼 당황케 했다.
풍남제와의 시기와 공간 분리 문제, 세계화를 위한 종이축제 명칭 문제 등에 대해 근본적인 고민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부족한 예산은 종이축제의 여전한 과제. 올해 축제는 시예산 1억 5천만원을 포함해 1억 9천만원으로 치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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