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객평론가가 본 전주국제영화제
‘관객’과 ‘평론가’ 사이. 2005전주국제영화제를 보는 가장 낮은 눈높이와 가장 까다로운 눈높이 사이를 이어주는 관객평론가들이 있었다.
전주영화제가 올해 처음 시도한 관객평론가, 정은경(30·프리랜서 편집자) 김경태(26·서울) 박현희(24·전주 직장인) 김민경(24·전주대 영상예술학부4) 한수연씨(22·고려대 국문과4).
“심사에 대한 부담때문에 영화를 마음껏 즐기지 못했지만, 오히려 책임감을 가지고 영화제를 지켜볼 수 있었다”는 관객평론가들이 ‘눈에 불을 켜고 본 전주영화제’는 어떻게 비춰졌을까.
“영화제들은 모두 활기차고 에너지가 넘치지만 부산이 일정한 틀을 갖고 있고 부천이 독특한 면이 있다면, 전주영화제는 자유로움을 간직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전국의 영화제를 두루 섭렵해온 은경씨. 2002년부터 줄곧 전주영화제에 참여해온 그는“전주영화제에 올 때마다 보석 같은 영화를 하나씩 발견해 간다”는 그는 “관객들도 많아지고 전주시민들의 호응도 좋아지면서 영화제가 발전해 나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그동안 전주영화제가 좋은 작품들을 모아놓고서도 시민들과 소통하지 못한다는 점이 아쉬웠어요. 쉬운 작품을 가져오는 것이 아니라 세미나나 강연회 등을 통해 가치있는 작품을 이해시키려는 노력이 돋보였어요.”
어렵게 사장님의 양해를 구해 관객평론가로 활동할 수 있었다는 현희씨는 의미있는 작품을 관객들에게 전달하기 위한 전략이 돋보였다고 말했다.
“올해 프로그램들은 ‘자유·독립·소통’이란 전주영화제의 모토에 걸맞는 작품들이 많았던 것 같습니다. 독립영화와 디지털이라는 전주영화제의 두 축에 걸맞는 영화들이 눈에 많이 띄었거든요.”
“영화제의 정체성이 느껴지는 작품들이 많았다”는 경태씨는 영화 상영이 끝나고 크레딧이 올라간 후 박수를 쳐주는 관객들의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꼽았다.
“전주영화제는 첫 방문인데 축제 분위기가 물씬 나는 것 같아요. 상영관도 영화의 거리로 집중돼 여유있게 움직일 수 있었거든요.”
수연씨는 “루미나리에, 페스케이드 등 전주영화제 이미지에 어울리는 독특한 이벤트들이 많아 흥미로웠다”고 말했다.
“영화제를 꾸려나가는 것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작은 실수가 있다면 덮어주고 싶은 마음이었어요. 올해 영화제는 티켓팅 등도 가장 빠르고 운영도 비교적 매끄러웠던 것 같아요.”
전주시민영화제 스태프 경력이 있는 민경씨는 “관객평론가로 활동하면서 영화를 관람하는 재미를 비로소 느끼고 있다”며 웃었다.
“마니아와 대중성 사이에서 전주영화제는 지금이 전주비빔밥처럼 가장 맛깔스럽게 비벼져 있는 것 같아요. 부산이나 부천과는 분명 다른, 전주의 독특한 색깔이 변치 않았으면 좋겠습니다.”새로운 시각을 배운다는 마음으로 활동했다는 관객평론가들은 진정한 예술을 알아보는 현명한 눈과 진실을 말할 수 있는 건강한 목소리를 가졌다. 영화에 대한 뜨거운 애정. 그들이 전주영화제에 전한 선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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