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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염라대왕을 속여먹고 견뎌낼까?

발각되기 쉬운 일이나 약은 사람을 속이려 할 때 인용되는 말이다.

 

<근원설화>

 

염라대왕을 속여먹었다는 이야기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 중의 하나는

 

어떤 사람이 염라국 귀졸에게 끌려가 염라대왕의 심판을 받을 때 어떻게 속이든 이곳을 벗어나 인간세계로 되돌아가려고 한 꾀를 내어 염라대왕에게 아뢰기를

 

“나는 너무나 원통합니다. 이렇게 원통한 일이 어데 있겠습니까”

 

“무엇이 그렇게 원통한고”

 

“내가 어제 천하에서 제일 귀한 보물 하나를 얻었습니다. 그것은 자기가 바라는 대로 이루어지는 방망인데 그 방망이를 두들기며 돈이 나오라면 돈이 나오고 쌀이 나오라면 쌀이 나오고 예쁜 계집이 나오라면 계집이 나오고, 말하는 대로 나오는 또드락방망이입니다. 그런데 그것을 얻자마자 귀졸에게 끌려 왔기에 그것을 한번도 써보지 못했으니 얼마나 원통합니까, 그러므로 저를 인간세계로 돌려보내 주신다면 그것을 며칠 동안만 써서 재미를 보고 곧 그 방망이를 대왕님께 갖다 올리겠사오니 며칠 동안만 저를 돌려보내 주십시오”

 

염왕이 그 말을 듣고 세상에 그런 보물이 있고, 내가 그것을 얻는다면 그밖에 무엇을 바라랴 생각하고 “그러면 너를 바로 네 집으로 돌려보낼 것이니 가서 네가 몇 십 년 쓸 물건을 모두 갖추어 놓고 그 방망이를 곧 가지고 오너라 그러면 너를 다시 인간세계로 돌려 보내주마”

 

그는 제집으로 돌아와 생각하기를 내가 염왕을 속였으니 이곳에 있다가는 곧 잡혀갈 것이므로 도망칠 수밖에 없다고 여겨 깊은 산 속으로 도망쳤다.

 

그러나 염라대왕에게는 천하가 훤히 들여다보이는 거울이 있고, 귀졸이 천하에 가득 찼는데 그를 찾아내지 못하겠는가, 곧 잡혀 끌려갔다.

 

염왕은 그를 지옥 중에서도 가장 혹독한 무간지옥에 보내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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