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세기 생존의 화두는 ‘상생’(相生)이다. 서로 조화를 이루는 관계를 의미하는 상생은 원래 오행설에서 나온 말이지만, 지난 17대 총선 이후 정치권에서 갈등과 분열을 넘어 서로 협력해 잘사는 나라를 만들자는 의미로 사용되면서 부터 촉발된 ‘상생’의 용어는 정치권은 물론 경제, 사회문화를 아우르는 하나의 ‘삶의 코드’로 정착했다.
무한 경쟁 시대의 산물인 상극의 문화가 빚어낸 개인주의와 집단이기주의가 사회 발전과 통합의 걸림돌로 인식된 우리 현실에서 상극과 대비되는 상생은 이를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제시됐다. 서로가 서로를 위하고 서로가 서로를 살리는 것. 상생은 곧 패자는 없고 오직 승자만이 있는 ‘윈윈’(Win-Win)게임으로서 그 자체가 인류의 보편적 가치로 통용되고 있다.
△상생의 문화를 여는 길(안운산 지음 / 대원출판사)
‘앞으로 다가오는 세상에는 문화의 틀이 상생으로 바뀌게 된다. 양심을 속이고는 살 수 없게 세상환경이 그렇게 돼 버린다. 사람이 어거지로 그렇게 하려고 해서가 아니라 자연에 의해 그런 세상이 되어지는 것이다.’ 증산도의 최고 지도자인 안운산 종도사의 강연 내용을 묶은 책. 증산도의 창시자며 상제(上帝)로 추앙되는 강증산(1871∼1909)의 행적과 말씀을 모은 도전(道典)을 토대로, 상생을 말한다.
최근 북핵해결을 위한 6자 회담과 관련해 20세기 이후 한반도를 중심으로 한 현대사를 ‘다섯 신선이 바둑판을 둘러싼 형세’라는 ‘오선위기(五仙圍碁)’ 형국으로 보는 대목이 눈에 띈다. 후천개벽(後天開闢·낡은 질서의 청산과 새로운 질서의 도래에 대한 약속) 등 증산도의 기본교리를 관한 각주 50여 개도 실려 있다.
△틱낫한의 상생(틱낫한 지음 / 미토스)
살아 있는 5대 생불(生佛)로 추앙받는 틱낫한 스님이 자신이 일구고 있는 수행 공동체 ‘자두마을’에서의 체험을 바탕으로 공동체 수행법을 다뤘다.
1982년 프랑스 남부 보르도 지방에 설립된 자두마을은 개인과 공동체가 조화롭게 성장 발전하면서 행복으로 나아가는 공동체를 꿈꾸는 곳. 붓다 시대의 전통을 이어받아 현대화한 것과 전통을 기반으로 새로 고안해낸 공동체 수행법을 소개하는 이 책은 자두마을의 행복한 삶을 현대인의 일상 공간으로 확장하려는 시도다. 지루하지 않은 신선한 아이디어와 자두마을 공동체의 풍경을 담은 사진. 현대인에게 더불어 사는 것에 대한 긍정적인 시각을 일깨워주는 「틱낫한의 상생」은 체험에서 나온 구체적이고 상세한 공동체 매뉴얼이 눈길을 끈다.
△과학과 종교, 상생의 길을 가다(존 호트 지음 / 코기토)
과학은 합리적인 이성의 산물이고, 종교는 비합리적이면서 동시에 비과학적이라는 것이 통념이다. 과연, 과학과 종교는 대립할 수 밖에 없는 것일까? 이 책은 과학과 종교의 오랜 갈등을 종식시키고 화해의 길을 모색함으로써 상생의 길을 찾아가는 진지한 시도가 담겨져 있다.
저자는 과학과 종교를 바라보는 다양한 관점들을 갈등, 분리, 접촉, 지지 등 네가지 입장으로 정리해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저자의 관점은 일방적이지 않다. 현대 과학에 대한 철저한 이해를 바탕으로 과학과 종교 사이의 문제들을 근본적인 시각에서 바라본 이 책은 과학자, 신학자, 학생, 성직자, 교사 등에게 자신의 입장을 돌아보고, 새로운 방향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만한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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