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공작업소 ‘심심’과 전주한옥생활체험관이 문화관광부와 전주시 후원을 받아 지난 4월부터 전주 성심여중과 우석중 학생 60명을 대상으로 진행하고 있는 청소년 문화예술교육프로젝트가 첫 결실을 얻었다.
청소년들의 현장감 넘치는 얘기들을 지면에 담은 타블로이드판형으로 모두 8면으로 제작된 '봉기誌' 창간호. 지난 두달동안 격주 3∼4시간씩 교육을 받고 발품을 판 청소년 문화예술교육프로젝트의 가시적인 성과다.
사람냄새 물씬나는 남부시장, 북적대던 옛 향수의 동문거리 등 청소년들의 눈에 비친 구도심의 풍경이 고스란히 담겼다.
도시의 팽창과 현대화로 인해 기억에서 사라져가는 100년 전통의 남부시장. 더 이상 낡고 쇠락해가는 소비의 공간이 아닌, 전주를 대표하는 문화적 공간으로 재구성하겠다는 전주 성심여중 ‘또래’ 문화탐사대의 야심찬 프로젝트가 메인 뉴스를 장식했다. 재래시장을 체험하면서 시장의 일상과 삶을 들여다보기 위해 기획된 행사. 시각을 제외한 나머지 감각으로 시장을 느끼는 이색 프로젝트가 진행됐다. 학생들은 하트 모양과 꽃 장식의 안대를 만들어 눈을 가리고 남부시장을 거닐었다. 시장을 냄새로 상상해보면서 녹음기에 소리를 담았다. 그리고 시장 구석구석을 카메라 앵글에 넣었다.
동문거리에 방치돼 있는 빈 점포를 꾸며보는 우석중 학생들의 재기발랄한 체험 프로그램 과정도 지면에 반영했다.
기획연재물‘만화로 보는 남부시장’도 눈길을 끈다. 연재물의 첫 주인공은 남부시장의 산증인, ‘창성상회’ 양창성 할아버지. 60년 가까이를 남부시장에서 보낸 ‘남부시장맨’으로 통한다. 유년기 중국 만주에서의 생활과 6·25전쟁 직후 피난 시절, 그리고 남부시장에 입성해 어물전을 경영한 아버지 밑에서 장사를 시작한 그의 한평생이 만화와 함께 소개됐다.
창간호는 학생들의 남부시장 탐사를 지켜보며 스케치한 공공작업소 ‘심심’이 주도적으로 꾸렸지만, 앞으로는 아이들이 직접 체험하고 쓴 글을 모아 ‘봉기誌’를 만들어나갈 계획이다. ‘봉기誌’는 연말까지 매월 발행될 예정.
공공작업소 ‘심심’의 박진희씨는 “청소년들에게 스스로 공간 문화를 활용하는 방법을 일깨우고, 구도심 활성화를 위한 방안을 모색하는데 이번 프로젝트의 목적이 있다”면서 “앞으로 참여 학생의 대상을 넓힐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화관광부와 전주시가 각각 6천만원씩 지원하고 있는 청소년문화예술교육프로젝트는 청소년들에게 남부시장, 동문거리, 한옥마을 등 전주의 대표적인 문화 공간을 이해시키며 그들의 시각으로 놀이하고 체험하고 사고하는 힘을 길러주기 위해 마련된 프로그램. 현재 성심여중(수요일 오후 2∼6시)과 우석중(토요일 오전 9∼12시) 등 2개 학교가 참여하고 있으나, 하반기부터는 6∼7개 학교를 추가 확대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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