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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레저] 비가 오는날엔...그곳에 가고 싶다

대아수목원 동행취재기

비 오는 날이 많은 여름철. 가족·친지간 야유회 계획을 세웠다가 당일 비라도 내리게 되면 낭패다. 그렇다고 모처럼 세운 야유회 계획을 그냥 날려버리기는 아깝다.

 

비오는 날 수목원은 어떨까. 완주 고산면에 위치한 고산 수목원은 비오는 날씨를 되레 정취로 만들어갈 수 있는 대안이 될 것 같다.

 

비를 벗삼을 수 있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에, 주변 곳곳의 풍성한 먹을거리가 즐거움이다. 자신 혹은 동행자들의 특성에 맞는 산행을 할 수 있고, 다양한 동식물을 만날 수 있는 것도 대아수목원의 매력이다.

 

지난 10일 고산수목원을 찾았을 때도 비가 내렸다. 같은 고교 졸업생 몇명이 학교시절 1학년 담임 정수일선생을 모시고 점심 겸 가벼운 산책을 가는 자리에 동행했다. 정 선생은 지난해 8월 고창고 교장을 끝으로 은퇴했으며, 이날 회동은 은퇴기념 모임 이후 1년만이라고 했다.

 

오전 10시30분 전주시 호성동 동아현대아파트 앞에 모인 정선생과 5명의 제자들은 1대의 밴 차량에 모두 몸을 실었다. 으례 20∼30분 늦던 친구들이 아직도 선생님이 무서워서인지(?) 출발시간을 칼 같이 지켰다. 나머지 2∼3명 정도가 목적지 대아수목원에서 합류하기로 했단다.

 

"40 중반부터 시간이 그렇게 빨리 가더라고. 이제 정년 이후 노년을 준비 할 때야. 열심히 살고, 많이 베풀었으면 좋겠어"

 

선생님은 영원한 선생님인가 보다. 정선생은 일장'훈시'로 40 중반의 제자들과 반갑게 인사를 나눴다.

 

빗속을 달리는 차안은 스승과 제자들을 곧장 옛날로 돌아가게 만들었다. 아무개 아무개의 흉과, 선생님들의 특이한 습관 등을 왁자지껄하게 이야기하는 동안 벌써 봉동읍을 지나 고산 삼기리로 들어서고 있었다.

 

"대아수목원과 대아휴양림이 어떻게 다른 건가" "휴양림은 입장료를 받고, 수목원은 입장료를 받지 않는 차이지 "

 

목적지에 가까와지면서 이야기 주제는 자연스럽게 행선지쪽으로 모아졌다. 여러 차례 수목원 산행을 했다는 한 친구는 대아수목원이 가족·친지간 산행 코스로 아주 좋다고 했다. 코스별 난이도가 달라 맞춤식 산행이 가능하기 때문이란다.

 

정선생은 낚시를 즐길 수 있어 좋다고 했다. 그는 1주일중 월요일을 낚시일로 잡는 데, 많은 사람들이 일요일날 뿌린 밑밥 덕을 볼 수 있어서란다. 그러나 동상면 은천에서 한 차례 시도한 낚시질에서는 고기들이 모두 피했다고 했다. 일행이 은천을 지날 때도 빗속에 낚시대를 드리운 강태공들이 여기저기 보였다.

 

낚시보다 어병으로 피래미를 잡아 매운탕을 끓여먹는 것이 실속도 있고, 서로간 우의와 친목도 다질 수 있어 좋을 것 같았다. (이날 야유회에 어병과 투망이 준비됐으나 실제 행동에 옮겨지지 않아 그 재미는 맛볼 수 없었다.)

 

일행이 자리잡은 곳은 수목원을 조금 지난 바로 윗쪽의 한 가든 음식점. 옆으로 하천이 지나고, 산으로 빙 둘러있어 음식점 주변 운치가 제법이었다. 은천계곡은 평소에도 물이 많아 여름 피서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몰리는 곳이다.

 

이곳 음식점들의 주요 메뉴는 매운탕과 닭도리탕. 일행은 닭도리탕을 주문했다. 토종닭을 재료로 쓰는 때문인지 간간이 닭울음 소리가 산골의 정적을 깨뜨렸다. 곁들여진 술은 정선생이 집에서 가져온 복분자주. 고창고에 오랫동안 재직한 정선생은 술 떨어지지 않게 그곳 제자들이 보내준다고 했다. 한 제자가 복분자는 있으나 술 담그는 법을 몰라 선생님께 여쭈었다. 정선생 전공은 술과 관련이 많은 화학이다. 그러나 그도 복분자 비법은 몰랐다. 대신 즉석에서 고창 제자에게 전화를 했다.

 

복분자 10㎏에 페티병 큰 것으로 소주 3병과 설탕을 넣고, 한 달 정도 밀폐된 곳에 보관했다가 채로 복분자를 걸러내면 된다고 가르쳐줬다.

 

조금 얼큰한 상태에서 일행은 바로 인근에 위치한 수목원을 찾았다. 토요일임에도 비가 오는 탓인지 주차장에 10여대의 차량 밖에 없었다. 가족단위로 몇명이 산에서 내려오고 있었다.

 

야유회 성격의 이날 모임에서 일행은 산행 대신 수목원 구경으로 만족했다.

 

매주 산악회에서 등반을 하고 있는 이날 동행자 이청우씨의 산행 소개를 들으며 다음을 기약했다.

 

“산책로 코스가 여러개 있지만 제1, 제2, 제3 전망대를 이어가는 산마루를 잇는 산책로는 산책보다는 등산에 가깝다. 길이가 총 6.3km에 등산시간도 약 3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전망대에서 바라보는 운암산의 경치는 단연 압권이고 반대편으로 늘어선 운장산, 연석산, 장군봉, 702고지, 천등산,대둔산등 금남정맥의 마루금은 보는 것만으로도 가슴이 탁 트일만큼 시원하다.

 

또 산마루에서 시원한 바람과 함께 정성껏 싸온 도시락을 까먹는 맛은 신선이 따로 없다.

 

거기다 약간의 복분자나 포도주를 걸치면 속세로 내려오기 정말 싫어진다.

 

4월에서 6월사이에 피는 금낭화가 군락지에서 하루둘 피어나면 신천지, 천상, 극락, 천국이 따로 없고 여기가 바로 대아 수목원의 진가가 나타난다.

 

제1전망대로 올라 중수봉, 삼정봉으로 돌아 은천마을로 하산하는 코스도 약 3시간 정도 소요돼 적극 추천할만하다.”

 

대아수목원은 "이팝나무등 284종 식물자생...숲속교실·산책로 갖춰"

 

완주군 동상면 대아리 소재 도 소유 산림지. 70년대까지 전국 8대 오지로 일컬어질 만큼 일반의 접근이 어려워 그만큼 산림이 잘 보존됐다.

 

수목원으로 지정된 것은 지난 88년이며, 산림자료실을 갖춰 10년전인 95년 일반에 공개됐다.

 

150㏊ 수목원 내부 천연림은 층층나무 참나무류 비목 고로쇠 굴피나무 이팝나무 찔레 싸리 등 284종의 식물이 자생한다. 전북산림환경연구소의 95년 야생동물 서식조사 결과 뻐꾸기 등 86종의 조류, 맷돼지 고라니 너구리 등 10종의 짐승류도 살고 있다. 금낭화 군락지도 수목원에서 만날 수 있는 볼거리다.

 

여기에는 또 기능별 8개원과 산림자료실과 숲속교실, 다목적운동장, 어린이 놀이시설, 산책로 등이 갖춰졌다.

 

8개원은 무궁화 유실수 약용수 수생식물 활엽수 침엽수 난대식물 기타 조경원으로 이루어졌다. 산림자료실에는 857종 1278점의 산림 자료가 전시돼 있으며, 숲속교실은 180명 수용규모다.

 

1000㎡의 다목적운동장에서는 배구 농구 족구가 가능하고, 어린이놀이터는 공중레일 그네 미끄럼틀 소방다리 등 10종이 설치돼 있다.

 

교통편

 

△승용차

 

전주→봉동→고산→대아수목원(40㎞, 약 1시간)

 

익산→봉동→고산→대아수목원(35㎞. 약 50분)

 

△대중교통(시내버스)

 

전주에서 고산행→고산에서 동상행(산천서 하차. 1시간40분)

 

익산에서 삼례 혹은 봉동행→삼례 봉동에서 고산행→고산에서 동상행(산천 하차. 1시간40분)

 

고산에서 동상간 1일 5회 약 2시간 간격(첫차 09시20분, 막차 저녁 7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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