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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영 교수의 재미있는 '익은말'] 쥐뿔도 모른다

아무 것도 모른다든가 무엇을 분간하지 못한다는 뜻으로 쓰인다.

 

<근원설화>

 

어떤 부부가 손톱 발톱을 깎으면 언제나 문 밖에 버렸더니 쥐가 그것을 오랫동안 주어먹고 마침내 그 집 남편으로 둔갑하여 진짜 남편을 쫓아내고 부인과 같이 살았다.

 

진짜 남편이 억울하게 쫓겨나 얻어먹으면서 이리저리 돌아다니던 어느 날 도사를 만나 그 원통한 사정을 하소연하였더니 도사가 부적을 써 주며 이 부적과 고양이 한 마리를 데리고 집으로 가라고 했다.

 

진짜 남편이 도사의 말대로 하였더니 가짜 남편이 벌벌 떨며 쥐가 되어 도망가는 것을 고양이가 달려가 물어 죽였다.

 

진짜 남편이 아내에게 말하기를 “쥐 좆도 모르고 그 놈과 관계하며 살았느냐” 고 했다. 그래서 ‘쥐 좆도 모른다’는 말이 생겼는데 그 말을 좀 점잖게 말하기 위해서 ‘좆’이 ‘뿔’로 바뀌었다고 한다.

 

우리 속담에 ‘쥐 밑도 모르고 은서피 값 친다’는 말도 본시는 ‘쥐 씹도 모르고’ 라고 했는데 그 말도 점잖게 말하기 위해서 ‘씹’이 ‘밑’으로 바뀌었다는 것이 통설이다.

 

우리 풍속에 손톱이나 발톱을 깎으면 반드시 아궁이에 넣어 태워버리거나 오줌통에 넣었지 아무데나 버리지 못하게 한 일도 앞의 이야기와 같이 쥐가 손톱이나 발톱을 오래 먹으면 마침내 둔갑하여 해를 끼친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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