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 등산
“걷는 것으로는 양에 안 찬다. 이제부터 맨발이다.”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최근에는 자치단체에서 앞다투어 맨발 산책로를 만들고 있기도 하다.
공원이나 산책로가 조성된 곳이면 어김없이 맨발 코스가 등장할 정도로 맨발 걷기의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여기서 한걸음 나아가 맨발등산을 즐기는 사람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어떤 효과가 있길래 ‘맨발등산’ 열풍이 불까.
맨발등산은 무엇보다 ‘제2의 심장’으로 일컬어지는 발을 튼튼하게 만들고 일반 등산에서는 누릴 수 없는 지압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혈액순환을 향상시켜 빠른 피로회복을 가능케 하고 자연치유력도 높인다는게 맨발등산을 하는 사람들의 주장이다.
맨발로 등산을 하게 되면 신체 외부 압력에 의해 심장으로 혈액을 돌려보내는 기능이 좋아지고 피로가 사라지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이는 정체되기 쉬운 발의 혈액순환 기능이 좋아짐으로 해서 나타나는 현상으로 맨발로 등산을 함에 따라 누릴 수 있는 부가적 효과다.
맨발 등산을 즐기는 사람들은 또 면역력이 높아지고 활력이 붙으며 기분이 좋아지는 등 자연치유력이 강화된다고 말한다.
이명우 전북도 여성정책과장은 매주 한두차례 모악산에 맨발로 올라 건강과 활력을 찾고 있다.
여성이 맨발로 걷는다는 점에 익숙치 않아 처음에는 남의 시선이 좀 불편하기도 했으나 이젠 누구에게나 맨발등산의 장점을 설파할 만큼 이를 즐기고 있다.
흔히 발을 인체의 축소판이라고 하는데 이는 발의 각 부분이 각종 장기와 연결돼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발을 자극하고 근육을 마사지하면 각 장기 기능이 좋아지고 뭉친 근육이 이완되는데 맨발등산 이야말로 자연스럽게 발바닥 전체를 지압하는 효과를 거두게 한다는 것이다.
신발을 신게 되면서 사람의 발은 퇴화되고 심지어 발가락은 변형되기까지 하는데 맨발등산은 신발의 구속에서 풀어줌으로써 본래 발가락의 기능을 다 할수록 있도록 도와준다.
하지만 몸에 좋은 약이 입에는 쓰듯 맨발등산은 막무가내로 쉽게 할 수 있는게 아니다.
먼저 발가락 스트레칭을 통해 관절을 풀어준 후 운동강도를 서서히 높이는 지혜가 필요하다.
숙련이 되면 모악산 등 웬만한 산은 쉽게 오르내릴 수 있으나 처음에는 조금씩 하면서 늘리는게 좋다.
중요한 것은 맨발 등산 후에는 반드시 마사지로 마무리를 해야한다.
따뜻한 물에 충분히 담그고 깨끗이 씻어주면 피로도 말끔히 해소된다.
맨발등산 마니아 김장호씨 '오르는 기쁨도 흘리는 땀도 "두~배"
“흙을 직접 밟으면서 산행을 하면 엄청나게 시원하고 산과 하나가 됨을 피부 깊숙히 느끼게 됩니다.”
중앙여고 국어교사인 김장호씨(52)는 벌써 4년째 맨발등산을 즐기는 마니아다.
하지정맥류란 질병을 앓아 오래 고통받던 김 교사는 건강을 먼저 찾아야겠다는 생각에서 맨발 등산을 시험삼아 하게 됐는데 이젠 하나의 취미가 됐다.
“처음엔 산이 좋아 올랐는데 맨발등산을 통해 등산의 즐거움을 두배로 느낄 수 있어 너무 좋다”는 그는 “처음엔 아프고 힘들었지만 이젠 신발을 신고 등산하는게 어색하다”고 말했다.
“맨발 등산이 좋은 건 누구나 알고 있지만 직접 체험해 보니 정말 묘한 매력이 있다”는 김 교사는 좋은 경치와 맑은 공기, 거짓없는 물소리·새소리를 들으려면 등산은 반드시 맨발로 해야한다고 강조한다.
김 교사는 주로 모악산을 맨발로 오르내리는데 신발을 신고 등산할때보다 땀을 두배는 흘린다고 전했다.
그만큼 많은 신경이 쓰이게 되고 근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얘기.
하지만 김 교사는 초보자들에게 하나의 충고를 해줬다.
맨발등산을 할 경우 날카로운 돌에 발을 베는 등 자칫하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것이다.처음엔 쉽고 바위가 적은 곳에서 하는게 현명하다는 것.
김 교사는 “올 가을에도 맨땅의 기운을 듬뿍 받아들이고 싶다”며 가을철 맨발등산 스케줄을 세우느라 여념이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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