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세계서예전북비엔날레의 주제는 ‘만남’. 작가와 작가가 만나고, 작가와 관람객이 만나며, 나라·이념·장르를 넘나드는 만남을 기치로 걸었다. 그 상징적 의미가 ‘만남 2005’에 담겼다. 중견 서예가에서부터 서예 입문자까지, 지역적으로 제주도에서 강원도까지 전국 2005명이 참여해 만들어진 ‘작품’이다.
기획에서부터 2005명의 서명을 받아 작품을 탄생시킨 주인공이 비엔날레 큐레이터 최수일(49)씨다. 그는 작품을 위해 1년간 발품을 팔았다. 1주일에 꼬박 2∼3일을 작가들의 사인 받는 일로 1년을 보냈다. 한 번 출장에 1000∼1500㎞ 거리를 움직였다.
한지 1장당 100명씩, 총 21장에 작가들이 좋아하는 글귀와 사인으로 채워 작품으로 완성시켰다. 현재 한국소리문화전당 국제회의장 전시관 1층과 2층 복도에서 만날 수 있다.
이용 총감독을 도와 작가 선정과 자료수집, 컨텐츠 개발 등에 전반적으로 참여한 최씨가 그중 ‘2005 만남’에 더 애착을 갖는 것도 여기에 땀이 가장 많이 묻어있기 때문이다.
“작가와 관람객의 사랑을 받기 위한 방법에 대한 고민을 많이 했어요. 다양한 볼거리 제공이 그 답이라고 결론을 냈습니다.”
그의 생각대로 비엔날레 기간 다양한 이벤트가 관람객을 몰고 다니고 있다. 탁본체험과 가훈써주기, ‘나도 서예가’ 등 관람자가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단연 인기다. 여기에 볼륨감을 나타내는 문자입체전과 실용화전도 관람객의 발길을 붙잡는다.
실제 지난 1일부터 비엔날레 주 전시관을 찾고 있는 관람객만 하루 평균 400∼500명. 전시관 주변에 타지역 관광버스도 쉽게 볼 수 있다. 국내 서예 인구의 70% 정도가 오갈 것으로 추산했다.
“전시장을 찾는 외지관광객들이 감탄을 합니다. 서울·부산 등 여러 지역에서 서예비엔날레를 열지만 기간과 규모 면에서 전북을 따라올 수 없다는 관람객들의 말에서 보람을 느낍니다.”
그는 준비단계때 큐레이터에 그치지 않고 전시기간 내내 관객들과 함께 호흡해오고 있다.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전시장에서 살고 있는 그는 전시장 찾는 단체 관람객들을 안내하는 도우미 역할까지 맡고 있다.
2001년 비엔날레부터 큐레이터로 참여해온 그는 작품 배치부터 세심하게 신경을 쓰고 있다고 했다. 작품크기와 색깔 등에 맞게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일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그 스스로 오랫동안 서예와 문인화를 공부했고, 서각으로 석사학위를 받은 국내 3명 밖에 안되는 이분야 전문가라는 점이 큐레이터로서 큰 장점이다.
비엔날레에 동참하면서 스스로도 많은 것을 배운다는 그는 몇가지 아쉬움도 이야기 했다. 서예 특성상 한계가 있기는 하지만, 야외 공간으로 범위를 넓히는 일이 그 하나다. 그는 도자기·목공예 등에 글을 넣는 체험작업들을 야외공간에서 할 경우 그 효과를 넓힐 것으로 기대했다.
또하나가 비엔날레 전용관 설치 문제다. 비엔날레 ‘수확물’이 큰 자산이 될 것인 만큼 상설 전시할 수 있는 전용관이 꼭 설채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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