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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포] 고운 가을산 '한폭 수채화'

가을이다. 단풍 곱게 들었다.

 

지리산 가는 길. 윗산은 단풍 지고 아랫산은 아직 단풍 들지 않았다 한다. 그래서인지 가을산은 조용하다.

 

단풍은 울긋 불긋한 호사스러움이 제격이라지만 지리산 단풍은 화려하지 않아도 마음을 앗는다.

 

좀체 보이지 않는 단풍을 지리산 계곡에서 만났다.

 

화려하지 않은 순한 단풍든 나무들이 물소리, 새소리를 맞는다.

 

가만히 들여다보니 단풍 든 나무들은 고개 들지 않는다.

 

함부로 목청 높이지 않는 가을. 생각이 깊어진다.

 

가을만 깊어간 줄 알았더니 산도 깊어간다.

 

가을에 만나는 세상의 모든 존재들, 누구라도 시인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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