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간시리즈-웨딩홀
어느덧 예식장은 웨딩홀로, 사진관은 스튜디오로 변해 버렸다. 단순히 이름만이 변한 것 같지만, 우리는 공간이 지니고 있던 과거 기억을 잃어버린 채 새로운 방식을 강요당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동시대 생활과 다양한 문화의 모습을 살펴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공간. 사진작가 신은경씨(32)가 ‘공간시리즈-웨딩홀’로 세번째 개인전을 열고 있다.
28일까지 전시가 열리고 있는 곳은 그가 큐레이터로 일하고 있는 서신갤러리. 23일 사진을 전공하고 있는 대학생들과 작가와의 만남을 가진 신씨는 “쑥스럽지만 전주에서의 첫 전시가 설렌다”고 말했다.
“일상적인 실내공간을 다시 보고 싶었어요. 화려한 인테리어가 있는 공간 자체를 소비하면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욕망을 채워간다고 생각했거든요.”
그동안 인물 중심의 작업을 해 온 그는 공간에 대한 인식은 경험을 확장해 나가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흑백에서 칼라 작업으로 바꾼 것은 소재가 달라지면서 찾아온 자연스러운 변화다. 보다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시각으로 공간을 바라보기 위해 포커스를 공간 전체에 두고, 공간의 이미지를 수집한다는 생각으로 사진 기법은 절제했다.
“결혼식은 성스러운 예식이지만 우리 나라에서는 하나의 이벤트에 지나지 않는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한국과는 어울리지 않는 예식장 건축 형태나 인테리어 모습을 보며 모든 것이 가짜로 이뤄진 공간에서 사람들은 만족을 얻고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거든요.”
백제예술대 사진과와 중앙대 대학원을 졸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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