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4-12-04 06:50 (수)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문화 chevron_right 문화일반
일반기사

시간을 넘나들며 고독을 토해내다

김근씨 첫 시집 「뱀소년의 외출」

「뱀소년의 외출」(문학동네)이란 제목은 어쩐지 섬뜩한 기분이 들어 요즘의 고운 시집들 속에서 낯설게만 느껴졌다.

 

고창 출신으로 1998년 ‘문학동네’ 신인상에 당선된 후 꾸준히 시작활동을 해 온 김근씨(32)의 첫 시집. 드물게 남성적인 위력의 리듬을 가진 「뱀소년의 외출」은 신화적 상상력으로 과거를 뛰어넘어 외면 당했던 시간들을 껴안는다.

 

“등단하고 보니 몇 편 안되는 내 시들이 모두 교과서적으로 느껴져 한동안 시를 쓰지 못했다”는 그는 “이번 시집을 내고 나니 문학을 좀 실감한 것 같다”고 말한다.

 

“바야흐로, 때가 되었다는 듯, 풍성한 감각의 축제를 펼쳐놓고 있다”는 안도현 시인의 말처럼 그는 ‘결코 썩지 않는 내 영혼은 조금식 부풀어오르고 흐흐 지겹게 나는, 또, 태어’난다는 시처럼, ‘푸른 냄새를 뚫고/푸른 새들이 날았다/태어나지 못한 푸른 아기들’이란 시처럼, 고독한 시들을 거침없이 쏟아놓았다.

 

어미와 아이, 뱀과 허물, 죽음과 삶 등의 상반된 소재와 시인 특유의 사투리, 또렷한 의성어와 의태어들은 이미지의 떨림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

 

그 속에서 낯선 것은 시집 끝 4부에 묶여진 서정시들. 한 시인의 작품이라 하기에는 이야기와 이미지가 뚜렷한 시와 전통적인 서정시의 구조를 따르는 시는 일정한 거리감이 느껴지지만 그는 그 모든 것을 “여기까지 오는 과정”이라고 말한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문화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