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렉산더 데만트(전은경 옮김/북로드)
영국의 역사학자 E.H. 카는 “역사는 현재와 과거 사이의 끊임없는 대화”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과거의 역사를 통해 현재를 보다 더 잘 이해하고, 다가올 미래를 예견하며 준비하기 위해서 역사을 안다는 것은 어찌 보면 현대인들에게는 일종의 의무라 할 수 있겠다.
이 책은 독일 베를린 자유대학교의 고대역사학 교수인 알렉산더 데만트의 최근작이다. 우주의 탄생에서부터 9·11테러에 이르기까지, 더 나아가 인류의 문명과 문화, 그리고 지구의 종말까지도 꼼꼼하게 서술해 놓은 이 책은 독일 튀빙겐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한 전은경의 차분한 번역에 힘입어 그 가치를 높인다.
학창시절 역사시간의 그 몽롱하고 지루한 경험으로 이 방대한 세계사책이 엄두가 나지 않는 독자들을 위해 친절하게도 이 책의 제목은 「16일간의 세계사 여행」이며, 원제는 「작은 세계사」이다. 모두 16개의 굵직한 단락으로 나뉘어 있어 저자의 목표처럼 세계사 전반에 걸친 ‘가벼운 조망’이 충분히 가능하다.
역사책은 소설이 아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차례로 읽을 필요는 없다. 관심이 가는 주제라면 어느 페이지를 넘기더라도 우리에게 역사는 흘러오고 또 흘러가기 때문이다.
총 80여 장의 컬러 사진과 상세한 지도, 보기 쉽게 배열되어 있는 풍부한 각주 덕분에 따분한 역사책이 재미있는 역사이야기로 바뀐다.
세계화와 신자유주의 등 격랑의 바다 한 복판에 떠있는 현대인들에게 이 책은 좋은 나침반이 되어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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