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가는 자기 작품이 독자들의 눈에 붙들려 읽힐 수 있기를 간절히 바라면서, 그런 작품 창작에 기를 쓰고, 신문사들도 거개가 읽히는 신문 제작에 몰두하고 있단다.
그래서 나온 말이 ‘노란 신문’ 즉 ‘옐로 페이퍼’다. 사생활 신문에 도색(桃色)신문 말이다. 그런데 여기에 한 술 더 뜬 신문도 있으니 그게 바로 ‘빨강 신문’ 즉 일본말의 ‘아까 신붕’이다.
지저분하고 냄새나는 사회의 뒷면, 장막 뒤 어두운 면만 후벼내는 폭로 기사를 흥미 본위로 엮어내는 저속한 신문 말이다.
전후(戰後) 일본의 몇몇 신문과 인접국들의 많은 신문이 그랬다. 읽히는 기사 찾기에 체면 껴잡아 홀랑 벗고 나서는 신문들이다. 물론 ‘더 타임즈’나 ‘르 몽드’는 붓수의 증감에 오불관언, 체면을 무겁게 아는 신문으로 꼽히지만…….
그건 그런데 지금껏 되풀이 한 ‘읽힌다.’는 말이 우습다. 이 말을 ‘읽어지는’, ‘읽게 되는’, ‘잘 읽어서 끌려들어가는’ 피동쯤으로 알고 썼는데 그게 잘못이기 때문이다. ‘읽힌다’, ‘읽게 한다’, ‘읽도록 시킨다.’는 사동의 뜻밖에 없다. 복동이로 하여금 ‘읽도록 시키는’, ‘읽어 보라고 시키는’ 그런 뜻이다.
혹시 대학교수가 학생들에게 많이 읽히는 작품일 때라면 모르겠으나 학생들이나 신문 독자들이 스스로 선택해서 읽는 경우라면 그렇게 써서는 안 될 말이다. 그럴 경우라면 ‘대학생들이 가장 많이 읽는 작품’, ‘신문사들은 거개가 독자들이 많이 읽는 신문 제작에 힘쓰고 있다.’라야만 옳을 것이다.
읽히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 보다 먼저, 자신있게 읽힐 수 있는 작품제작에 힘쓸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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