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디 쓴 언어로 토해낸 한 여인의 슬픈 자화상
육십을 바라보는 나이에, 이제야 시를 이야기하며 나타난 이. 그래서인지 그의 시는 감성적이지 않다. 대신 절절히 아픔이다. 이 아픔이 그에게 시를 쓰게 했다. 따라서 그의 시는 쓴 맛의 언어를 뱉어내며 인생의 진실을 말한다.
지난 1995년 「앞선문학」을 통해 등단한 김 선(59)시인이 첫 시집 「숲으로 간 아이에게」를 엮어냈다.
‘아직은/숲이 익숙치 않을텐데/얘야/두려워하지 말아라/안개가 자욱해서/시야를 가리거든/파란 하늘과/찬란한 햇빛을 생각하거라/숲 향기가 얼마나 달콤한지/풀잎 끝에 맺힌 이슬방울이/얼마나 영롱한지/작은 들꽃들의 속삭임이랑/산새들의 지저귐을 들어보렴…조금은 숲을 아는/내가 먼저 그곳에 가서/너를 맞았어야 했는데…/곧 뒤따라가마/사랑하는 내아이야’
아이를 먼저 저세상으로 보낸 후 치열하게 습작활동을 해 엮어낸 시집이어서인지 아픔이 절절하며, 삶을 바라보는 시각이 겸허하다.
그의 시집에 해설을 단 오하근원광대교수는 “김선의 시집은 부친의 사회주의 운동때문에 모순의 논리속에 보낸 유년과, 성장한 자식을 가슴에 묻은 아픔을 담아서인지 비극속의 여인의 자화상을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집은 출렁이는 세파를 헤쳐가는 삶의 모습을 담은 ‘어처구니 없는 세상’과 자식 잃은 슬픔을 이겨내는 모성을 담담히 그려낸 ‘상실의 아픔속에서’, 유년의 아픔을 이야기한 ‘유년의 낯가림속에서’, 삶의 탈출을 꿈꾸는 ‘기행의 환각속에서’ 등 4부로 구성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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